대만 당국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정당 해산 추진에 나섰다.
31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류스팡 대만 내정부장(내무부 장관 격)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대만이 중국에 통일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화통일촉진당(CUPP)에 대한 국가안전법 위반 혐의에 대한 증거 수집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CUPP는 대만 최대 폭력조직인 죽련방의 전 보스인 장안러가 총재로 있는 단체로 2005년 9월 성립됐다. 그동안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중국의 평화통일’, ‘중화 민족주의’ 등을 주장해 왔다.
류 부장은 “내정부 정당심의회가 지난해 1월2일 국가안보와 자유민주 헌정질서를 심각하게 위협했다고 판단해 ‘위헌 해산안’을 결의했다”며 이후 18개월간 광범위한 증거 수집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내정부 조사 결과 CUPP 핵심 관계자들은 국가안전법, 반침투법, 양안(중국과 대만) 교류에 관한 근거 법령인 대만지구와 대륙지구 인민관계조례, 총통·부총통선거파면법, 조직범죄방지조례, 형법 등을 위반한 정황이 포착됐다.
내정부는 특히 CUPP가 장기간에 걸쳐, 중국이 대만에 대해 빈번하게 가짜정보를 퍼트림으로써 정보 판단에 혼선을 야기하는 인지전을 돕고 불법 중국 자본의 선거 개입을 지원하며, 체계적인 초국가적 범죄에 연루된 점을 핵심 해산 사유로 지목했다. 이에 내정부는 정당의 목적 혹은 그 행위가 중화민국(대만)의 존재 또는 자유민주 헌정 질서에 위해를 끼치는 경우 위헌이라면서 중화민국(대만) 헌법수정조항 제5조와 정당법 제26조에 따라 내달 초 사법원 헌법 법정에 정당 해산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마스위안 대만 내정부 정무차장(차관)은 CUPP는 창당 이후 줄곧 중화민국 소멸을 목표로 했다고 비판했다.
내정부 형사경찰국(형사국)은 2010년 이후 CUPP 당원 141명이 살인 미수, 폭행,마약 등 조직범죄 98건에 연루되었다며 CUPP를 ‘정당으로 위장한 범죄조직’이라고 규정했다.
대만의 헌법재판은 15명의 대법관으로 이뤄진 사법원의 헌법 법정이 담당하며, 정부의 해산 청구에 대해 출석위원(대법관) 8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찬성하면 해산이 결정된다. 해산 판결이 내려지면 해당 정당은 즉시 모든 활동이 중단되며, 동일 목적을 가진 대체 조직의 설립이나 동일 명칭 사용 등이 전면 금지된다.
한편 한국에서는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가 법무부의 청구를 받아들여 통합진보당에 해산을 명한 바 있다. 당시 소속 국회의원 5명의 의원직도 모두 박탈함에 따라 통진당은 창당 3년 만에 사실상 공중분해됐다. 이는 우리나라 헌정 사상 헌재 결정으로 정당이 해산된 첫 사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