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의 기온이 31일 41.4도까지 치솟아 국내 역대 최고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인명과 농축수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온열질환 사망자가 잇따르고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이 41만마리를 넘어섰고, 영남권에서는 강수량 부족으로 댐 저수율이 급락하고 일부 섬 지역은 제한 급수까지 시행하고 있다.
남해안에서는 바닷물 온도가 30도를 넘나들면서 양식 어민들이 전복 등 어패류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 양산 41.4도 역대 최고…온열질환 사망 잇따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0분께 경남 양산의 기온은 41.4도까지 올랐다.
2008년 양산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이며, 기상청이 기온 순위를 관리하는 전국 97개 기후통계 관측지점 가운데서도 역대 최고치다.
종전 기록은 2018년 8월 1일 강원 홍천에서 관측된 41.0도였다.
양산에서는 지난 29일부터 사흘 연속 40도를 넘었다.
국내에서 사흘 이상 40도대 기온이 이어진 것은 1973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2018년 경기 안성 고삼면에서 사흘 연속, 경북 영천 신녕면에서는 나흘 연속 40도를 넘은 바 있다.
이날 부산 금정구와 북구의 기온도 오후 1시 기준 각각 38.9도와 38.7도를 기록했고, 경남 의령과 김해에서는 38.2도까지 올랐다.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온열질환 피해도 계속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7월 29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사망자 12명을 포함해 모두 1천638명이다.
29일은 하루 전날보다 온열질환자가 81명, 사망자가 3명 증가했다.
지난 29일 경북 울진군에서 집 주변에 쓰러진 80대 남성이 열사병 추정으로 숨졌고, 전북 김제시에서는 90대 여성이 텃밭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숨졌다.
◇ 댐 저수율 급락·섬 지역 제한 급수
폭염에 강수량 부족까지 겹친 영남권에서는 가뭄이 빠르게 심화하고 있다.
대구·경북의 최근 한 달 강수량은 181.0㎜로 평년 238.1㎜의 70.3%에 그쳤다.
낙동강 유역 다목적댐인 안동댐과 임하댐의 가뭄 단계는 '주의'로 상향됐고, 용수댐인 영천댐은 '주의', 운문댐은 '심각' 단계가 유지되고 있다.
보현산 댐 저수율도 16.4%까지 떨어졌다.
광역상수도가 공급되지 않는 경남 통영시 일부 섬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생활용수 부족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통영항에서 남서쪽으로 약 21㎞ 떨어진 추도에서는 주민 140여명이 빗물과 지하수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지만, 장마철에도 비가 제대로 내리지 않아 지표수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추도가 속한 산양읍의 올해 1∼7월 누적 강우량은 539.5㎜로 최근 5년 같은 기간 평균 강우량 917.7㎜의 59% 수준에 그쳤다.
물 부족이 심해지면서 현재 추도에서는 제한 급수가 진행되고 있으며, 고지대 주민들은 화장실 이용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영시는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1.8ℓ짜리 물 1천686병을 주민들에게 지급했고 가뭄이 계속되면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 가축 41만마리 폐사…고수온에 양식 어민도 총력전
폭염에 따른 축산농가 피해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지난 30일까지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돼지 2만5천299마리와 닭·오리 등 가금류 39만3천715마리를 합쳐 모두 41만9천14마리다.
양식어류 피해도 13만1천295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4천30마리보다 9배 이상 많다.
남해안에서는 고수온으로 인한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해 어민과 지방자치단체가 비상 대응에 나섰다.
전남 강진군 마량 해역의 수온은 지난 27일 기준 최저 25.1도에서 최고 30.1도까지 오르내리고 있다.
하루 수온 차가 5도 이상 벌어지면서 전복의 생육 환경이 악화하고 폐사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어민들은 선박을 가두리 양식장 주변으로 운항해 인위적으로 파도를 일으키고 표층과 저층의 바닷물을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산소를 공급하고 있다.
기존 3m 깊이의 그물 대신 5m짜리 재해 예방형 그물을 사용해 전복이 상대적으로 수온이 낮은 곳에 머물도록 하는 등 피해 예방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 폭염·고수온 비상 대응…당분간 무더위 계속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폭염과 고수온 피해를 막기 위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양산시는 이날부터 민간 살수차 3대를 추가 투입해 도심을 운행하는 살수차를 모두 11대로 늘렸다.
해양수산부도 지난 30일 오후 6시부터 고수온 위기 경보를 '심각Ⅰ' 단계로 격상하고 장관이 지휘하는 비상 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서·남해 내만 등 6개 해역에는 고수온 경보가, 16개 해역에는 고수온 주의보가 내려졌다.
해수부는 양식생물 조기 출하와 긴급 방류, 사육 밀도 조정과 사료 공급 중단 등을 추진하고 양식장 현장점검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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