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중앙정보국'(CIA)으로 불리는 국가정보국과 그 사령탑인 국가정보회의가 31일 공식 출범했다.
NHK 등에 따르면 이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의장을 맡은 국가정보회의 첫 회의가 열렸으며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 등 여러 각료가 참석,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첫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이 자세하게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정보수집·분석 활동의 지침이 될 '국가정보전략' 수립 방침과 외국 세력에 의한 공작 활동에 대처하기 위한 이른바 '스파이 방지 관련 법안' 검토 추진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전략은 일본 정부의 정보 활동 기본 원칙과 중장기 활동 방침이 되며, 일본 정부는 연내 이를 공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하라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첫 회의와 관련해 "회의 개최에 필요한 제반 규칙을 결정하고 정보 보전을 포함한 향후 운영 방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정보국과 국가정보회의 설치가 "인텔리전스(정보 수집·분석) 개혁의 첫걸음"이라며 "사령탑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복잡하고 엄중한 국제환경에서 더 질 높고 시의적절한 정보를 바탕으로 정부의 정확한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정보회의는 총리를 의장으로 관방장관, 국가공안위원장, 법무장관, 외무장관 등 관계 각료 9명으로 구성된다. 안보·테러 등과 관련된 주요 정보와 외국 세력의 정보 활동에 대한 대응 등 기본 방침을 수립한다.
정보 수집·분석 관련 실무를 맡으며 국가정보회의의 사무국 역할을 하는 국가정보국은 직원 약 730명 규모로 설립됐다.
경찰청 출신으로 내각정보관을 맡았던 하라 카즈야가 초대 국장으로 취임했다.
국가정보회의와 국가정보국 출범으로 외무성, 공안조사청, 경찰청, 방위성 등 관계 기관이 각각 수집한 정보를 정부 차원에서 집약·분석하고 조정하는 사령탑 기능이 강화될 전망이다.
국가정보회의와 국가정보국 설치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2월 실시된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내세운 핵심 정책 중 하나로, 설치법이 지난 5월 27일 일본 국회를 통과했다.
이들 기관을 신설하는 배경에는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엄중해지고 있다는 인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과 관련한 국제 경쟁이 치열해지는 데다 선거 등에서 외국 세력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행위가 문제로 지적돼 왔다.
아울러 경제 안보의 관점에서 외교, 방위, 기술 등 여러 정책 영역에 걸친 정보를 집약할 필요성이 일본 내에서 대두했다.
다만 국가정보회의 설치법을 둘러싸고는 개인정보 침해를 우려하는 반대 의견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정보 활동 상황을 국회에 설명하며 공개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오가와 준야 중도개혁연합 대표는 "개인정보가 과잉 수집돼 인권과 자유가 억압되지는 않을지, 수집한 정보가 정치에 이용되지는 않을지 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운용을 철저히 감시하면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경계심을 드러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일은 일본의 국내외 안보 정책에서 또 하나의 부정적 동향"이라며 "역사적으로 일본의 정보기관은 일본이 군국주의를 전면 추진해 대외 침략 전쟁을 발동하는 길을 열었고, 이는 아시아 이웃 국가와 일본 인민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죄악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동안 일본은 이른바 '국가 안보'와 '외부 위협'을 핑계로 재군사화 프로세스를 가속하고 지역 평화·안정을 위협해 국제 사회의 광범위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면서 "일본의 위정자는 응당 역사의 교훈을 깊이 새기고 신중히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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