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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국 “강시우는 나와 정반대… 15년 차에도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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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국이라는 사람과 ‘강시우’는 완전히 반대인 사람이고, 표현력에서도 많이 다릅니다.”

 

배우 서인국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내일도 출근’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겉으로 감정을 빠르게 드러내는 자신과 달리, 강시우는 감정을 안으로 삼키고 천천히 드러내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번 작품이 더 어렵고, 또 더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고 했다.

 

배우 서인국. 스토리제이컴퍼니 제공
배우 서인국. 스토리제이컴퍼니 제공

서인국은 “촬영하는 내내 스태프들에게 추울 때 많은 배려를 받으면서 사랑받은 현장이라고 생각했다”며 종영 소감부터 현장의 온기를 먼저 꺼냈다. 배우 박지현과 함께 즐겁게 마무리한 시간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15년 차 배우에게도 이번 작품은 단순히 한 편을 끝낸 것이 아니라, 연기와 감정,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한 시간이었다.

 

강시우를 연기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서인국은 “표현을 많이 하면 시청자가 빠르게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되지만, 강시우는 표현이 적어 느리게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라 스스로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강시우가 차지윤을 사랑하는 과정에서 변화가 생기고, 그동안 움켜쥐고 있던 것이 풀리면서 캐릭터의 시너지가 살아났다고 했다.

 

그는 강시우의 외형과 말투, 감정 표현까지 세심하게 설계했다. 의상은 무채색에 가깝게 가져가며 회사원으로서의 인물 자체를 담백하게 표현했고, 감정도 겉으로 크게 드러내지 않도록 절제했다. 서인국은 “속에서는 크게 느끼는 감정이 있지만 겉으로는 작게 표현하다 보니 시청자들이 느낄 수 있을지 불안했다”며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해해주고 공감해줘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편의점 신이었다. 그는 “드라마 전체가 잔잔한 호숫가라면 그 신만 나이아가라 폭포 같았다”며 “어떻게 웃어야 하냐고 감독님께 물어봤다”고 했다. 강시우라는 인물의 결을 유지해 온 만큼, 그 장면만큼은 이질적으로 느껴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그 장면에서도 감정을 억누르며 웃음과 떨림을 동시에 표현하려 했고, 그 과정을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봤다.

 

서인국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결국 두 사람의 관계가 쌓아가는 서사였다. 그는 “사람이 어떻게 관계를 쌓아왔고, 사랑하게 됐고, 어떤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결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월간남친’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그를 끌어당긴 것은 인물 그 자체보다 인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관계의 온도였다. 완벽할 줄 알았던 강시우가 차지윤을 만나 서로의 부족함을 드러내고, 그 과정에서 함께 성장한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이었다.

 

상대역 박지현과의 호흡도 좋았다. 서인국은 “굉장히 재미있는 친구였다. 감정 표현이나 한계가 없어 보였다”며 “아이디어를 이야기했을 때 흡수력이 좋고, 더 적극적으로 함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의 자유로운 교류가 장면의 밀도를 높였고, 그 덕분에 두 사람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완성됐다.

 

그가 이번 작품에서 특히 끌린 지점은 로맨틱 코미디와 오피스물이 주는 매력이었다. 서인국은 “로코의 정점은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것”이라며 “장르물에서는 주인공이 살아남기를 응원하지만, 로코에서는 두 사람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보게 된다”고 했다. 특히 오피스물에 대해서는 “사람이 일에 몰두할 때 섹시해 보인다”고 표현했다. 사랑과 일이 같은 공간에서 교차하는 아슬아슬함이 오피스 로코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것이다.

 

원작 웹툰이 있는 작품인 만큼, 그는 원작과 대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데도 공을 들였다. 서인국은 “원작을 너무 잘 알고 있으면 대본과 헷갈릴 때가 많다”며 “원작을 존중하되 대본에 맞춰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원작과 드라마를 같은 세계의 다른 버전으로 받아들였다. “평행우주처럼 원작의 세계와 드라마의 세계가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는 말은 그의 해석 방식을 잘 보여준다.

 

배우로서 15년을 지나온 지금, 서인국은 예전보다 훨씬 능숙해졌다고 했다. 대사 외우는 건 여전히 쉽지 않지만, 현장에 맞춰 동선을 조절하고 감정을 빠르게 이해하는 힘은 분명 커졌다. 그는 이를 “짬이 생겼다”고 표현했다. 예전에는 상황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촬영 현장 컨디션까지 보게 됐고, 그 여유가 40대를 앞둔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서인국은 앞으로도 자신만의 리듬을 지키며 일하고 싶다고 했다. 공적인 활동에서는 최선을 다해 즐겁게 추억을 만들고, 사적인 부분에서는 사생활을 즐기고 싶다는 것이다. “완벽한 사람은 될 수 없지만, 확실한 사람으로 비치고 싶다”는 그의 말에는 배우로서의 책임감과 한 인간으로서의 선이 분명하게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