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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만 보고 떠나지 마세요”…BTS 따라 호텔·빵집·전망대까지 ‘도시 통째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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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공연을 보기 위해 뉴욕을 찾은 팬이 호텔 객실에 들어서자 미니 여행가방과 슬로건 타월, 아이 마스크가 눈에 들어온다. 체크인 때 받은 여권 모양의 안내서를 들고 브루클린 브리지와 피어17을 찾아 사진을 찍고, 호텔로 돌아와 자신이 출발한 국가를 세계 지도에 표시한다.

 

소노인터내셔널 제공
소노인터내셔널 제공

공연장 안에서 끝나던 팬 경험이 객실과 식당, 빵집, 관광 명소로 뻗어나가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현지 브랜드들이 BTS 공연 전후의 체류 시간을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끌어들이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소노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5성급 호텔 ‘33호텔 바이 소노캄’은 BTS 월드투어의 뉴욕권 공연에 맞춰 ‘BTS THE CITY ARIRANG’ 전용 객실 패키지와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BTS 공연은 8월 1~2일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하이브는 공연에 맞춰 7월 24일부터 8월 3일까지 뉴욕 곳곳에서 체험 행사와 팝업스토어, 스탬프 랠리를 진행한다.

 

33호텔 바이 소노캄의 한정판 객실 패키지는 8월 9일까지 운영된다. 객실에는 ‘더 시티 아리랑’ 테마의 미니 러기지 케이스와 여행용 파우치, 아크릴 토퍼, 슬로건 타월, 아이 마스크, 슬리퍼 등 어메니티 6종이 놓인다.

 

투숙객은 체크인할 때 받는 ‘BTS THE CITY ARIRANG Passport’를 들고 브루클린 브리지와 피어17 등 호텔 주변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 아크릴 토퍼와 현지 풍경을 함께 촬영하며 자신만의 여행 기록을 남기는 방식이다.

 

호텔 로비에는 방문객이 메시지를 남기는 포토존과 대형 세계 지도도 설치됐다. 투숙객이 출발한 국가나 지역에 핀을 꽂으면 세계 각지에서 뉴욕으로 모인 팬들의 이동 경로가 지도 위에 채워진다.

 

호텔 레스토랑 ‘어반 코브’는 고추장 소스와 김치 아이올리를 넣은 고추장 윙, 특제 소스를 곁들인 쉬림프 바오를 판매한다. 유자 녹차 하이볼과 딸기 서울 스프라이트 등 한국 식재료에서 착안한 음료도 선보인다.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는 호텔 로비에서 팬들이 질문 카드를 주고받으며 교류하는 ‘웨어 아리랑스 미트’ 프로그램이 열린다. 객실 판매에 식음료와 관광 미션, 팬 교류를 한꺼번에 묶은 셈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호텔뿐 아니라 전자·화장품·베이커리·금융·전시업체가 참여한다.

 

삼성전자는 8월 1~3일 뉴욕한국문화원에 갤럭시 체험 부스를 마련한다. 방문객은 갤럭시 기기로 사진을 촬영하고 스티커 제작 등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화장품 브랜드 티르티르는 같은 장소에서 ‘콘서트 프루프 바’를 운영한다. 미출시 쿠션 제품을 먼저 체험하고 한정판 상품과 현장 기념품을 만날 수 있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체험 부스에서 대표 베이커리 제품을 소개한다. 매디슨스퀘어파크를 비롯한 뉴욕 일대 4개 매장에서도 8월 9일까지 연계 행사를 진행한다.

 

포토이즘은 즉석 사진 콘텐츠를 선보이고, 디스트릭트가 운영하는 아르떼뮤지엄 뉴욕은 디지털 전시와 스탬프 미션을 결합했다. 뱅크오브호프 맨해튼 지점도 스탬프 랠리 장소로 참여해 포토존과 한정판 상품을 마련했다.

 

팬들은 뉴욕 곳곳의 지정 장소를 찾아 방문 기록을 남기고 미션을 수행한다. 공연장을 향하던 이동 경로가 체험 공간과 식음료 매장, 관광시설을 거치는 소비 동선으로 넓어진 것이다.

 

뉴욕의 대표 교통시설인 그랜드센트럴터미널도 팬 체험 공간으로 바뀌었다. 밴더빌트홀에서는 티셔츠 꾸미기와 BTS 무대 의상 전시가 8월 3일까지 진행된다. 다만 이 프로그램은 위버스를 통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록펠러센터의 ‘톱 오브 더 록’ 전망대는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 스탬프 랠리에 참여한다. 전망대 입장권을 구매해야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공연 관람권이 없어도 뉴욕한국문화원과 시내 매장 등 상당수 공간에서 BTS 관련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공연을 도시 관광과 숙박 소비로 확장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부산에서 열린 ‘BTS 옛 투 컴 인 부산’ 공연 당시 파라다이스호텔 부산과 그랜드 조선 부산, 파크 하얏트 부산, 롯데호텔 부산,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부산 송도비치 등 5개 호텔이 테마 객실 패키지를 운영했다.

 

호텔들은 BTS 테마로 객실과 공용 공간을 꾸미고 포토카드와 웰컴 메시지 카드, 호텔별 기념품을 제공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에서는 BTS 음악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쇼와 식음료 상품, 애프터파티가 이어졌다.

 

숙박만 제공한 것이 아니다. 팬이 호텔에 머물며 사진을 찍고, 음식을 먹고, 기념품을 가져가는 전 과정이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졌다.

 

올해 서울에서 열린 ‘BTS THE CITY ARIRANG SEOUL’에는 JW메리어트 호텔 서울과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파라다이스시티, 서울드래곤시티 등이 참여했다.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테마 객실과 한정판 선물을 묶은 ‘JW 인 더 시티’ 패키지를 내놓고 BTS 테마 칵테일을 선보였다.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도 전용 기념품과 객실을 결합한 상품을 운영했다.

 

하이브는 ‘더 시티’를 공연이 열리는 도시 곳곳에 아티스트의 음악과 메시지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설명한다. 호텔과 식당, 쇼핑시설, 관광 명소에 아티스트 지식재산권을 입혀 팬과 도시의 접점을 늘리는 방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팬들을 짧은 기간 여러 매장과 공간으로 불러들일 수 있다. 호텔은 객실과 식음료를 함께 판매하고, 소비재 기업은 제품을 직접 체험하게 한다. 관광시설과 현지 매장은 공연장을 오가던 방문객을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33호텔 바이 소노캄 역시 뉴욕에서 한국 호텔 브랜드를 알리는 동시에 숙박과 K푸드, 관광, 팬 교류를 하나의 경험으로 묶었다.

 

이제 공연의 경제효과를 티켓 판매액만으로 따지기는 어렵다. 팬이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부터 호텔에 머물고, 도시 곳곳을 돌며 음식과 상품을 소비한 뒤 기념품을 챙겨 돌아갈 때까지가 공연을 둘러싼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