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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타 공포에… ‘좌파’ 덴마크 총리도 ‘反이민’ 돌아서

“통제되지 않은 이민, 유럽에 심각한 위협”
스페인 겨냥해 EU에 ‘국경 통제 강화’ 촉구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스페인 해외 영토 세우타(Ceuta)에 이주민 수만명이 몰려든 사건이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가운데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이를 “덴마크와 유럽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며 국경 통제 강화를 촉구했다. 사회민주당을 이끄는 프레데릭센 총리는 유럽의 대표적 좌파 지도자란 점에서 뜻밖의 대응이 아닐 수 없다.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출발해 스페인령 세우타에 무단으로 진입한 이주민들이 31일(현지시간) 세우타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출발해 스페인령 세우타에 무단으로 진입한 이주민들이 31일(현지시간) 세우타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레데릭센 총리는 3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세우타에서 목격된 장면들은 충격적”이라며 “사람들이 유럽의 외부 국경을 넘는 데 성공한다면 우리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덴마크,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29개국은 솅겐 협정(1985)에 따라 상호 간에 출입국 심사 등 국경 검문을 철폐한 상태다. 일단 세우타 진입에 성공한 아프리카 이주민들이 솅겐 지역에 해당하는 다른 유럽 국가로 옮겨가도 이를 막기 어려운 구조라고 하겠다.

 

앞서 지난달 30일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수영으로 바다를 건너는 등 방법으로 하루 동안에만 무려 6만명 가까운 이주민이 세우타 땅에 상륙했다. 이들은 대부분 모로코 및 알제리 국적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헤엄을 치는 도중 익사하는 등 이동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이주민만 최소 57명에 이르렀다.

 

“통제되지 않은 이민은 유럽에 위협이 된다”고 단언한 프레데릭센 총리는 “덴마크에도 위협이 되는 만큼 유럽연합(EU)은 즉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선택지, 예를 들어 솅겐 협정의 중단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강성 우파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역시 솅겐 협정 적용의 잠정적 중단을 요구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프레데릭센 총리는 “나는 이미 동료인 멜로니 총리와 의견을 나눴다”며 “정부는 ‘EU의 외부 국경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해서 펼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유럽은 공동의 국경을 지켜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레데릭센 총리가 이끄는 사민당은 지난 3월 총선에서 의석을 많이 잃었다. 사민당이 재집권을 위해 중도 정당들과 연립정부를 꾸린 뒤 이주민에 한층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등 우경화가 뚜렷해진 모습이다.

 

스페인 정부는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몰려든 이주민 가운데 4만8000명 이상은 모로코로 되돌아갔으나, 나머지는 여전히 세우타에 체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 약 8만5000명의 작은 도시인 세우타가 감당하기에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이주민이 들이닥친 셈이다. EU가 스페인 정부에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한 가운데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미 많은 이주민이 떠나고 있다”며 “모로코 당국이 송환 계획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