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와인 생산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의 와인 산업이 심각한 소비 둔화로 휘청이고 있다. 재고가 넘쳐 포도를 수확하는 비용보다 밭에서 썩히는 편이 더 쌀 정도다. 와인 농가들은 포도나무를 뽑아내고 밭을 불태우며 폐업 절차를 밟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캘리포니아의 와인 생산량이 지난 25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와인 산업이 깊은 불황의 늪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캘리포니아에서 포도 재배업에 종사하는 제이슨 스미스의 사례를 제시했다.
스미스 가문은 1970년대 초 몬터레이 카운티에 자리를 잡고 농장을 일구며 대형 와이너리에 포도를 공급해 왔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와인 수요가 급감하면서 포도 가격을 할인해도 거래처를 찾지 못했다. 결국 스미스는 최근 사업을 정리하면서 토지를 전부 매각해야 했다.
미국 전역의 와인 판매량은 2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뉴욕타임스는 "건강에 대한 경각심으로 알코올 소비가 줄어든 데다, 젊은 소비자들이 전통 와인을 까다롭게 느끼면서 다른 주종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알코올 도수가 높고 맛이 강한 레드와인이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레드와인 생산량이 화이트와인보다 적었다.
캘리포니아 와인포도재배자협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주 전역에서 철거된 포도밭은 전체 면적의 7%인 약 3만8000 에이커에 달했고, 포도 50만 톤 이상이 수확되지 못한 채 버려졌다.
관세 전쟁도 와인 판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와인의 최대 수출국이었던 캐나다의 일부 주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산 술 판매를 금지했다.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의 유명 와이너리 '오 봉 클리마'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와 무역 전쟁의 여파로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와인 산업의 불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지역 와인 생산자인 스티브 로어 대표는 "와인 사업을 해온 54년 동안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시기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향후 2년 동안 와이너리 수백 개가 추가로 문을 닫은 뒤에야 비로소 저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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