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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 폐지… “다가올 국민 고통 보인다”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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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 7월31일 국회 재석 의원 178명 중 175명의 찬성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등 야권 의원들이 전날 오후부터 24시간 진행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표결로 종결시킨 더불어민주당은 일사천리로 법안 강행 처리를 밀어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한 개정 형소법은 그대로 공포와 시행 절차를 밟을 것이다. 이 경우 앞으로 경찰 초동 수사가 미흡해도 검사는 보완수사를 할 수가 없다. 그간 여성 단체들은 “보완수사 폐지 땐 수사 지연으로 성범죄 증거 확보의 ‘골든타임’을 놓칠 것”이라며 재고(再顧)를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7월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검사 보완수사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찬반 투표가 이뤄진 가운데 결과가 대형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민주당 곽상언 의원이 당론을 어기고 반대표(빨간불)를 던진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검사 보완수사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찬반 투표가 이뤄진 가운데 결과가 대형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민주당 곽상언 의원이 당론을 어기고 반대표(빨간불)를 던진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

헌법은 ‘타인의 범죄로 인해 피해를 받은 국민은 국가로부터 구조를 받을 수 있다’(제30조)는 규정을 두고 있다. 여기서 ‘구조’를 놓고 물질적 보상부터 떠올릴 이도 있겠으나, 가해자의 엄중한 처벌보다 더 확실한 구제 조치가 어디 있겠는가.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은 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 보호를 위한 검찰 보완수사의 중요성을 전 국민에게 일깨웠다. 경찰 간부의 아들인 장을 추궁해 여고생 성폭행이 범행 동기였음을 밝혀낸 이는 바로 광주지검 형사부의 베테랑 검사였다.

 

많은 이들은 검사의 보완수사 폐지에 민주당이 그토록 매달린 것은 검찰 조직에 대한 적개심 때문이라고 본다. 이명박(MB)정부 시절인 2009년 5월 뇌물수수 등 혐의로 옛 대검 중수부의 수사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국민장 영결식 당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MB를 향해 “사과하라” “이것은 정치 보복, 정치 살인” 등 항의 발언을 하던 모습이 지금도 또렷이 기억난다. 이후 이재명정부 들어 청와대와 여당은 이른바 ‘검찰 개혁’에 전력을 기울였다. 말이 개혁이지 실은 검찰의 ‘무력화’였다. 결국 보완수사권마저 빼앗기면서 검사 집단은 완전히 ‘종이호랑이’ 신세가 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민주당 곽상언 의원이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곽 의원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사람들이 말은 그렇게 하면서 정반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민주당 곽상언 의원이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곽 의원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사람들이 말은 그렇게 하면서 정반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당론을 어기고 형소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앞서 그는 노 전 대통령 사례를 들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던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제도를 만드는 일은 개인적 원한을 푸는 일이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표결 당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곧 다가올 국민의 고통이 눈에 보인다”고 밝혔다. 보완수사 폐지 이후 성범죄 피해 여성 등 우리 사회 약자들이 흘리게 될 피눈물은 과연 누가 닦아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