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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여성, 갱년기 이후 밤에 더 자주 깬다…수면 질도 악화

삼성전자 공동연구…“서구 여성보다 평균 25분 덜 자”
“갱년기 수면장애, 심혈관·대사질환에 영향…개선 필요”

갱년기 이후 여성은 잠을 덜 자는 것보다 밤중에 자주 깨면서 수면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 떨림이나 안면홍조뿐 아니라 수면 유지 능력도 갱년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 여성은 미국과 유럽 등 여성보다 실제 수면 시간이 짧고, 밤중 각성도 더 이른 나이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스마트워치 수면 데이터 분석 결과, 갱년기 여성은 밤중 각성 시간이 증가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여성은 서구 여성보다 실제 수면 시간이 더 짧은 경향을 보였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스마트워치 수면 데이터 분석 결과, 갱년기 여성은 밤중 각성 시간이 증가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여성은 서구 여성보다 실제 수면 시간이 더 짧은 경향을 보였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국제학술지 ‘수면’(Sleep) 최신호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미국·캐나다 공동 연구팀은 스마트워치로 기록한 수면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한국·독일·프랑스·영국 등의 20~65세 여성 19만2500명이 갤럭시워치로 기록한 약 380만 밤의 수면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은 잠든 뒤 최종적으로 깨어나기 전까지 밤중에 깨어 있는 시간을 뜻하는 ‘입면 후 각성 시간(Wake After Sleep Onset·WASO)’을 핵심 지표로 살폈다. 이는 수면 중 얼마나 자주 깨고, 오래 뒤척였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면의 질 지표다.

 

분석 결과 여성의 밤중 각성 시간은 갱년기를 전후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세 여성과 비교하면 50~54세는 평균 5.4분(15.3%), 55~59세는 8.8분(24.9%), 60~64세는 11.2분(31.7%) 더 오래 깨어 있었다.

 

반면 실제 수면 시간 감소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50대 초반에는 약 13분, 60대 초반에는 약 17분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는 중년 이후 여성의 수면 변화가 단순히 잠을 덜 자는 것이 아니라 잠을 오래 유지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남성 역시 나이가 들수록 밤중 각성 시간이 증가했지만 변화 폭은 여성보다 훨씬 완만했다.

 

특히 여성은 45~49세에서 50~54세로 넘어가는 시기에 각성 시간이 가장 크게 증가한 반면, 남성은 60세 전후가 돼서야 비슷한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갱년기와 폐경 이행기에 나타나는 호르몬 변화의 영향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 여성의 수면 시간이 서구 여성보다 크게 짧았다는 게 눈에 띄었다.

 

한국 여성은 미국 여성보다 총 수면 구간이 평균 27.1분 짧았고, 실제 잠을 잔 시간도 평균 24.7분 적었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 여성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크게 나타났다.

 

수면의 질 저하가 시작되는 시점도 빨랐다.

 

미국과 유럽 여성은 밤중 각성이 주로 50세 전후부터 뚜렷하게 증가한 반면 한국 여성은 30대 초반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30대 중반에는 이미 서구 여성과 비슷한 수준의 밤중 각성 시간이 나타났으며 이후에도 비슷한 증가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한국 여성의 장시간 근무 문화와 늦은 취침 시간, 사회적 스트레스, 아시아권 특유의 생활습관 등이 이러한 차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수면 전문가들은 갱년기 수면장애를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수면장애는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삶의 질 감소뿐 아니라 업무 생산성과 심혈관·대사질환 위험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갱년기 이후 나타나는 수면의 질 저하를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밤에 자주 깨는 증상이 수주 이상 이어질 경우 전문의와 상담해 원인을 확인하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과 운동, 카페인 및 음주 조절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실제 생활에서 축적된 380만 밤의 수면 데이터를 분석해 중년 여성의 수면 변화를 객관적으로 확인한 대규모 연구”라며 “웨어러블 기기는 수면 변화를 장기간 기록해 의료진 상담과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