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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샀더니 야구선수 카드가”…유통업계, ‘팬심’까지 포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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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의 컬래버레이션이 단순히 두 브랜드의 로고를 나란히 붙이는 수준을 넘어섰다. 커피 애호가와 야구팬, 패션 소비자, 맛집 방문객 등 뚜렷한 취향을 가진 소비자를 제품 안으로 끌어들이는 ‘팬덤 마케팅’으로 진화하고 있다.

 

네스프레소 제공
네스프레소 제공

소비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고, 좋아하는 브랜드와 캐릭터를 소비하는 문화가 확산한 영향이다. 식품업체들도 제품 구매에 굿즈 수집과 경기 예측, 한정 메뉴 체험 등을 결합하며 팬들과 만나는 방식을 넓히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네스프레소는 글로벌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 커피와 협업해 홈카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블루보틀 놀라 스타일 블렌드’는 블루보틀의 뉴올리언스 스타일 아이스 커피인 ‘놀라’에서 영감을 얻은 버츄오 전용 캡슐커피다. 지난해 출시 당시 호응을 얻은 제품을 여름철에 맞춰 다시 선보였다.

 

브라질산 아라비카 원두와 멕시코산 로부스타 원두를 섞어 캐러멜과 곡물, 치커리 향을 구현했다. 더블 에스프레소 80㎖ 용량으로 추출되며 우유나 귀리 음료를 더하면 고소하고 묵직한 풍미가 강조된다. 제품에는 합성향료가 포함돼 있다.

 

네스프레소는 커피뿐 아니라 블루보틀의 상징색과 로고를 적용한 트래블 텀블러와 ‘버츄오 팝+ 블루보틀 커피 리미티드 에디션’도 판매하고 있다. 해당 머신은 2025년 7월 국내에 출시된 제품으로, 버튼을 두 번 누르면 추출량을 줄여 아이스커피나 라테에 맞게 커피를 진하게 내리는 ‘아이스&라테 모드’를 지원한다.

 

커피 맛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머신과 텀블러까지 블루보틀 디자인으로 구성해 브랜드 팬들이 집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경험하도록 한 셈이다.

 

팔도는 프로야구 팬덤을 제품 구매와 모바일 콘텐츠 참여로 연결했다.

 

팔도는 지난 4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공식 스폰서십을 맺고 KBO 리그 10개 구단의 특징을 반영한 팔도비빔면 한정판을 출시했다. 패키지에는 각 구단 선수의 프로필 카드가 무작위로 들어 있다.

 

소비자는 카드 뒷면의 QR코드를 통해 전용 모바일 페이지에 접속한 뒤 응원 구단을 선택하고 카드 고유번호를 등록할 수 있다. 선발 라인업 구성과 선수 포지션 배치, 경기 승패 예측 등에 참여하면 추가 점수를 받는다. 누적 점수와 상위권 순위는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팔도에 따르면 지난달 시작한 ‘KBO 팔도비빔면 프로모션’의 선수카드 등록 건수는 한 달 만에 100만건을 넘어섰다. 제품을 먹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수를 모으고 실제 경기 결과에 따라 점수를 얻도록 설계한 참여형 콘텐츠가 야구팬의 관심을 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도미노피자는 패션·뷰티 플랫폼 무신사와 손잡고 ‘무진장 슈림프 스테이크 피자’를 출시했다.

 

무신사의 대표 행사명과 키워드로 사용되는 ‘무진장’을 ‘무진장 큰 토핑, 무진장 꽉 찬 피자’라는 제품 콘셉트로 재해석했다. 피자에는 큼직한 자이언트 새우와 스테이크 토핑을 올렸다.

 

도미노피자 공식 홈페이지와 앱에서 해당 피자를 배달 또는 포장 주문한 만 19세 이상 온라인 회원에게는 ‘무신사 행운 상품권’이 선착순으로 제공된다. 상품권에는 최대 100만원 상당의 무신사머니가 무작위로 담기며,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 10% 할인 쿠폰도 함께 지급된다. 매장이나 배달 플랫폼을 통한 주문은 행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식품과 패션처럼 서로 다른 업종의 협업이지만 공통 키워드를 제품명과 판촉 행사에 반영해 양쪽 소비자를 동시에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농심은 유명 식당의 방문객을 겨냥했다. 라면을 활용한 요리를 선보이는 ‘2026 농심면가’의 네 번째 협업 매장으로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 다이닝 ‘쌤쌤쌤’을 선정했다.

 

김훈 오너 셰프와 개발한 ‘로제 라자냐 with 신라면 로제’는 쌤쌤쌤의 대표 메뉴인 라자냐에 신라면 로제를 접목한 음식이다. 토마토와 크림, 고추장을 조합한 신라면 로제 분말스프를 라자냐 소스에 활용하고, 면을 튀겨 바삭한 식감을 더했다.

 

해당 메뉴는 7월 15일부터 8월 13일까지 쌤쌤쌤 용산 본점에서 한정 판매된다. 메뉴를 주문한 고객에게는 신라면 로제 한 봉지를 제공한다.

 

농심면가는 농심이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과 진행하는 미식 협업 프로젝트다. 올해 일식당 멘쇼쿠와 고깃집 몽탄, 메밀요리 전문점 소바쥬에 이어 쌤쌤쌤까지 협업 대상을 넓혔다.

 

최근 식품업계의 컬래버레이션은 한정판이라는 희소성만으로 소비자를 자극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선수카드를 등록해 경기 결과를 예측하고, 좋아하는 카페의 커피를 집에서 내려 마시며, 유명 식당에서 라면을 재해석한 메뉴를 맛보게 한다.

 

제품을 팔기 전에 팬들이 참여하고 공유할 이유부터 만드는 것이다. 팬덤의 관심을 일회성 구매가 아닌 브랜드 경험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컬래버레이션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