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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불통 속 '숫자'가 살렸다…충북서 산악사고 부상자 구조

119상황실∙112상황실 협조 체계 구축
통화 끝내기 직전 ‘국가지점번호’ 추적
“국가지점번호, 등산로 표지판 등 알려야”

충북에서 통화 상태가 불량한 상황 속 소방과 경찰의 긴밀한 공조와 현장 대응으로 산악사고 부상 등산객이 구조됐다.

 

2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3시쯤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의 한 야산에서 구조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 A씨는 산행 도중 넘어져 다리 부상을 입고 이동할 수 없는 상태라며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충북 119종합상황실. 충북소방본부 제공
충북 119종합상황실. 충북소방본부 제공

당시 사고 현장은 험준한 산악 지형과 계곡 등 장애물에 가로막혀 전파가 제대로 닿지 않는 통신 음영지역이었다. A씨의 목소리가 끊기며 정확한 위치 파악이 불가능했고, 119종합상황실에서 위치를 특정하기 위해 시도한 ‘역걸기(재통화)’마저 불통인 상황이 이어졌다.

 

119종합상황실은 112치안종합상황실에 공동대응을 요청했다. 양 기관은 이동통신 기지국을 추적해 대략적인 위치를 괴산 일대로 좁혔으나 기지국 반경이 너무 넓어 구체적인 사고 지점을 특정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설상가상으로 A씨의 휴대전화마저 연결이 끊겼다.

 

반전은 휴대전화가 끊기기 직전에 일어났다. A씨가 희미한 목소리로 남긴 숫자 몇 개가 유일한 단서가 됐기 때문이다. 이 숫자는 산악·해양 등 오지에 전 국토를 격자상으로 나눠 부여한 위치 표시 번호인 국가지점번호였다.

충북 괴산군 일원 국가지점번호판. 충북소방본부 제공
충북 괴산군 일원 국가지점번호판. 충북소방본부 제공

119종합상황실은 기지국 위치추적 결과와 A씨가 통화 중 남긴 몇 자리의 국가지점번호 데이터를 교차 분석했다. 이를 통해 괴산·문경 관내 산악 지형 중 해당 번호 조건에 부합하는 후보 지역들을 신속하게 특정했다.

 

현장으로 출동한 괴산·문경소방서 구조·구급대원들은 좁혀진 수색 범위를 바탕으로 수색을 벌여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있던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하산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충북 119종합상황실 관계자는 “신고자가 당황하지 않고 주변의 국가지점번호를 확인해 일부라도 알려준 덕분에 수색 범위를 줄여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었다”며 “산악사고 발생 시 통화가 불통되거나 위치 파악이 어려울 때는 등산로 주변의 국가지점번호판과 등산로 표지판 등을 확인해 알리는 것이 구조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