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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절반 “휴가 중 업무 연락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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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중 연락받은 직장인 53.5% 결국 업무 처리
‘출근·현장 복귀’는 20대, ‘즉시 처리’는 30대에서 가장 많아

“건강문제로 휴가를 사용했는데, 지속적인 회사의 업무 연락으로 결국 출근을 했어요. 전화와 문자를 받는 내내 너무 괴로웠습니다.”

 

“휴가 중 팀장이 팀 채팅방에 계속 업무를 올리라고 강요했어요. 제가 주 담당자가 아니고 다른 담당자가 있는데도요. 결국 연차에 일하고 메신저 답변을 보냈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달 28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구례군 산동면 수락폭포에서 피서객들이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달 28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구례군 산동면 수락폭포에서 피서객들이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2명 중 1명은 휴가 기간 중 업무 관련 연락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연락을 받은 직장인들 중 절반은 휴가지나 집, 카페 등에서 즉시 업무를 처리하거나, 아예 출근·복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단법인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6월1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휴가 중 업무연락’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2일 밝혔다. 설문에 응답한 직장인 1000명 중 48.8%(488명)는 ‘휴가 기간 중 직장 동료나 상사로부터 업무 관련 연락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임금 수준이 높을수록 연락을 받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임금이 150만원 미만인 응답자 중 휴가 중 업무연락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는 26.7%에 그친 반면, 임금이 500만원 이상인 응답자 중에선 61.2%가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이다. 300∼500만원은 58.1%, 150∼300만원은 44.1%였다.

 

상위 관리자급(61.0%), 중간관리자급(69.8%) 등 직급이 올라갈수록 비율이 높아졌고, 현 직장 근로기간이 길수록(5년 이상 57.1%) 휴가 중 업무 관련 연락을 받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휴가 기간 중 업무 관련 연락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들에게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물은 결과, ‘휴가지, 집, 카페 등의 장소에서 즉시 업무를 처리했다’는 응답이 37.7%로 가장 높았다. ‘업무 처리를 위해 회사로 출근하거나 현장에 복귀했다’는 응답도 15.8%다. 절반이 넘는 직장인(53.5%)이 휴가 중임에도 결국 업무를 처리한 것이다. 반면 ‘휴가 중임을 알리고 업무 처리를 미뤘다’는 응답은 15.6%에 그쳤다.

 

연령대별로 ‘휴가지 등에서 즉시 업무를 처리했다’는 응답은 30대(44%)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40대(36.4%), 20대(36.2%), 50대(33.6%)가 뒤를 이었다.

 

회사로 출근하거나 현장에 복귀했다는 응답은 20대(24.6%)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30대(15.6%), 50대(15.4%), 40대(11.6%)였다. 업무를 위임할 동료나 원격으로 처리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노동자일수록 물리적으로 업무에 복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휴가 중임을 알리고 업무 처리를 미뤘다는 응답은 모든 연령대에서 20% 이하를 기록했다. 40대(19.4%), 50대(18.1%)에서 20대(13.0%)와 30대(10.6%)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근무시간 외 업무 연락에 관한 고충 상담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며 근무시간 외 업무 연락을 정도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직장갑질119 정희성 노무사는 “휴가나 퇴근 후와 같이 근무시간이 아닌 시간에 업무연락을 하는 것은 노동자의 휴식권을 침해하고 공짜 노동을 강요하는 갑질행위”라며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제도적으로 명확히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근무시간 외 전화나 문자, 카카오톡 등 통신수단을 이용한 업무 지시를 금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2024년 7월29일과 9월10일 두차례 발의됐으나, 2년 가까이 계류된 채 통과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