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하반기도 공급절벽·전세난 우려… 세제개편안 ‘매물잠김’ 풀까

전문가 5인 부동산 시장 전망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5.07%
정부 규제에도 18년 만에 최고 찍어
신규입주 30% 줄어 공급난 가중 예고

15억 이하 중저가 중심 상승세 유지
대출 규제로 무주택 탈출 더 어려워져
선호지역 전세 경쟁… 월세 전환 가속
“단기차익보다 장기 실거주 매수 고려를”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은 고강도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18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고 수도권 일부 지역을 추가 규제지역으로 지정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여전히 부족한 입주물량에 전월세 가격까지 오르자 실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섰고, 풍선효과까지 겹치면서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이 임박하면서 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은 고강도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18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이 임박하면서 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은 고강도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18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2일 한국부동산원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5.07%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2008년(8.99%)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고가 주택 보유세 강화를 골자로 한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이 임박하면서 하반기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 5인에게 향후 서울 및 전국 주택시장의 흐름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물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 우병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의 의견을 압축해 소개한다.

◆매매가 상반기처럼 ‘상승’ 무게

하반기 주택시장도 상반기와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주택 공급 물량이 부족한 데다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여전히 심각한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고종완 원장은 “신축 물량은 감소하는 반면 매물 잠김은 지속돼 하반기에도 공급 절벽이 이어질 수 있다”며 “공사비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박까지 가중돼 하반기 집값 안정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랩장은 다만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지역은 대출 총량 규제의 영향에 따라 15억원 이하의 중저가 주택 위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제 개편안 여파로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량이 줄고 가격 상승 폭이 제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우병탁 위원은 “초고가 1주택과 다주택의 경우 거래량이 감소하고 하락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이는 중저가 주택으로의 풍선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비수도권 지역 주택 시장은 보합 내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재국 겸임교수는 “보합과 약세 속에서도 대장 아파트는 일부 소폭 상승할 수 있다”고, 함영진 랩장은 “지방은 거래 부진과 미분양 부담으로 인해 보합 내지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각각 밝혔다.

 

◆전월세난 심화도 지속

전문가들은 하반기 전월세 시장 역시 불안한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점쳤다. 강력한 대출 규제에다 서울 전역과 과천·광명·의왕·하남·구리시 등 경기 15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복합 규제로 묶인 상황에서 강도 높은 세제 강화 방안이 나오면 가뜩이나 부족한 전세 물량이 더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세의 월세화를 촉진하고, 임차인의 주거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함 랩장은 “수도권 핵심 지역의 경우 전세 공급이 충분치 않아 전세 가격 오름세가 매매 가격보다 더 가파른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향후 과세 강화, 전세대출 심사 엄격화 등이 맞물리면 월세 전환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고 원장 역시 “기존 주택 물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신규 입주 물량마저 30% 이상 급감하고 있다”며 “특히 서울에서 경기 등 수도권 외곽으로 떠밀리듯 밀려나는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 집 마련이 한층 어려워진 만큼 전월세 수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윤 랩장은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유지 등으로 중산층 이하 무주택자들이 한계에 몰렸다”며 “한정된 전월세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무주택자 전략은?

전문가들은 자금 여력을 어느 정도 갖춘 실거주자라면, 하반기 장기적인 관점으로 주택 매수를 고려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고 원장은 “청약통장을 활용한 신규 분양이나 경?공매 시장의 급매물을 공략하는 전략을 활용해보라”고 했다. 윤 랩장은 “늘어나는 월세 주거비 부담을 고려할 때, 자금이 다소 부족하다면 서울 내 비아파트라도 먼저 매입한 뒤 시간을 두고 아파트로 갈아타는 편이 효용 측면에서 더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가격이 급등한 점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이 겸임교수는 “최근 신축 아파트 분양가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적게 오른 매물을 꼼꼼히 골라 잡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우 위원은 “청약 고가점자나 청년?신혼부부라면 청약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저가점자는 보유세 인상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호가를 낮춰 나온 매물을 매입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노린 매수는 지양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함 랩장은 “정부의 세제 규제와 금리 인상, 금융 규제가 맞물려 있는 만큼 단기 차익을 기대하고 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장기 실거주를 목적으로 두고 본인의 상환 능력을 충분히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주택자는 포트폴리오 재구성해야

다주택자들은 세제개편안을 꼼꼼히 분석한 뒤 맞춤형 대응을 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다수다. 우 위원은 “세제개편안에 담길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수준에 따라 퇴로가 열릴 수도 있다”면서도 “같은 다주택자라도 지역이나 주택 유형에 따라 세부담과 양도세 효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세액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랩장은 “(정부가 예고한 과세) 유예기간 내에 매각하는 것이 중장기 절세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함 랩장도 “앞으로 세제 및 금융 규제는 다주택자에게 완화되기보다 부담이 유지되거나 일부 강화되는 기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보유 부동산의 수익성과 미래 가치, 보유세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경쟁력이 떨어진 자산은 정리하고, 핵심 입지의 우량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