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첫 순회 경선 직후 김민석·정청래 후보 간 갈등이 ‘윤리위 맞제소전’으로 번졌다. 충청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김 후보가 정 후보를 303표 차로 꺾은 뒤 두 후보는 2일 부산·울산·경남(PK) 순회 경선에서 서로를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맞섰다. 초박빙 승부로 어느 쪽도 판세를 장악하지 못하자 상대를 단순 경쟁자가 아니라 당의 정통성과 단합을 훼손한 징계 대상으로 규정해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다.
◆PK서 꺼낸 ‘윤리위 카드’… 정통성 전쟁
김 후보는 이날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이번 선거 과정에서 잘못된 계파 행위를 한 사람들, 상대 후보가 연설하는 데 잘못된 비난과 선동을 한 사람들은 모조리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만에 하나 그런 사람이 지도부에 들어가더라도 윤리위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했다. 친청(친정청래)계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김 후보는 정 후보의 6·3 지방선거 책임론도 다시 꺼냈다. 그는 “책임이 있으면 바꿔내는 것이 민주주의고 민주당”이라며 “민주당은 잘해도 바꿔온 당인데 못했는데 바꾸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정 후보가 대선 당시 호남을 찾은 데 대해서는 “자기 정치의 시작이었고 명청대전의 시작이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신천지 의혹을 제기해 당을 공격하고 당원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고 위헌정당의 위험에 빠뜨린 김 후보는 제가 당대표가 되면 반드시 윤리위에 제소해 심판받도록 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김 후보의 2002년 대선 당시 탈당 전력도 겨냥해 “한 번 배신한 사람은 또 배신한다”며 “이재명 대통령과의 의리는 제가 끝까지 지키겠다”고 했다.
윤리위 제소는 단순한 경고를 넘어 상대 진영의 지도부 입성 정당성까지 문제 삼은 것이다. 김 후보는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들의 동반 행보를 ‘계파 행위’로, 정 후보는 신천지 의혹 제기를 당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했다. 당대표 후보 간 충돌이 최고위원 선거와 차기 지도부 구성 문제로 확장된 셈이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대리전에 가세했다. 친명계 김용 후보는 “책임지지 않는 정치인은 자격이 없다”고 했고, 박선원 후보는 “정청래 지도부가 이재명정부 성공을 위해 사력을 다했나”라고 따졌다. 친청계 최민희 후보는 “왜 민주당 내부를 친명·반명으로 갈라치기하나”라고 했고, 이성윤 후보는 “반명은 대통령과 당을 이간질하는 가짜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303표 차 두고 엇갈린 셈법
전날 충청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김 후보는 3만632표(45.05%)를 얻어 정 후보(3만329표·44.61%)를 303표, 0.44%포인트 차로 앞섰다. 충남 금산 출신인 정 후보의 연고지인 데다 김 후보 스스로 최대 7%포인트 열세를 예상했던 지역에서 거둔 승리였다.
김 후보는 “준비된 기득권과 조직, 상대 지역 연고에서 시작된 불리한 조건을 당원의 힘으로 이겨냈다”며 “당심이 조직을 이겼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도 “우리도 이렇게 표가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심은 역시 이재명정부 살리기에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박빙 패배를 오히려 자신의 저력을 보여준 결과로 해석했다. 그는 “거의 모든 언론과 여론조사, 방송 패널들이 김민석 후보가 이긴다고 했고 국회의원들이 몰려다니며 전화했는데도 0.4%포인트 차로 졌다면 제가 이긴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 측은 대전에서 1위, 세종에서 과반 득표를 한 데다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 3명의 합산 득표율이 47.38%에 이른 점도 부각했다. 3위 송영길 후보는 충청권 권리당원이 전체 선거인단의 약 10%라며 “아직 야구의 1회도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송 후보 측은 당원 비중이 큰 호남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