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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부서 첫발… 23년 만에 ‘檢 수사권’ 지워 [72년 만에 형사사법체계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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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서거로 정치적 화두로
조국 수사 계기 정권과 대립 최고조
검경수사권 조정 vs 검수원복 핑퐁

문재인 “지난날 못 이룬 개혁 완수”

2003년 3월9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 취임 12일째였던 노무현 대통령은 평검사들과 검찰 인사와 정치적 중립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검사들이 대통령의 과거 언행까지 문제 삼자 노 대통령은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고 맞받았다. 생중계된 이 장면은 이후 민주당 검찰개혁사의 출발점이 됐다.

지난달 31일 통과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이 논쟁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검사를 수사 주체로 규정한 조항과 송치 사건 직접 보완수사 근거를 삭제해 ‘검사는 수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법에 못 박았다. 검찰청을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나눈 데서 더 나아가, 정권이 바뀌어도 시행령으로 검찰 수사권을 되살리기 어렵게 만든 것이다.

 

지난 7월 3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지난 7월 3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민주당이 문제 삼아온 것은 수사와 기소, 영장 청구 권한을 한 조직이 함께 가진 구조였다. 검찰이 수사할 사건을 고르고 강제수사를 진행한 뒤 기소 여부까지 판단하면 수사의 오류를 걸러내기보다 기소로 정당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압수수색과 공개 소환, 피의사실 유출만으로 재판 전에 정치적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노무현정부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추진했지만 핵심 과제를 완성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검찰관을 바꾼 결정적 사건은 2009년 노 전 대통령 수사와 서거였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피의사실 유출과 망신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검찰개혁은 정치적 중립을 기대하는 문제에서 권한 자체를 분산하는 문제로 옮겨갔다.

문재인정부는 공수처를 출범시키고 검사의 경찰 수사지휘권을 폐지했으며 검찰 직접수사를 6대 범죄로 제한했다. 그러나 2019년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에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벌어지며 정부와 검찰은 정면충돌했다. 윤 전 총장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민주당에서는 검찰총장이 수사권과 조직력을 정치권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인식이 굳어졌다.

 

민주당은 2022년 검찰 직접수사 범위를 부패·경제범죄로 줄였지만 윤석열정부는 시행령을 고쳐 범위를 다시 넓히는 ‘검수원복’을 추진했다. 법률로 권한을 줄여도 시행령으로 되살릴 수 있다는 경험은 검찰청의 조직적 분리와 수사권의 법률상 삭제가 필요하다는 강경론의 근거가 됐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 과정에서도 ‘검수원복’을 보완수사권 존치에 반대하는 핵심 근거로 들었다.

이재명정부 출범 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분리가 확정됐고, 이번 개정으로 검사는 경찰과 중수청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만 있을 뿐 직접 피의자를 조사하거나 증거를 수집할 수 없게 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노무현정부에서 첫발을 뗀 이후 단계적으로 진전시켜온 오랜 개혁과제”라며 “지난날 다 이루지 못했던 개혁을 완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