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이다연(29·메디힐)의 별명은 ‘오뚝이’다. 발목 골절, 손목 인대 파열, 교통사고에 따른 허리 부상 등 많은 불운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나 정상에 오르는 드라마 같은 장면들을 만들어내 이런 별명을 얻었다. 이다연이 이번에는 ‘아홉수’를 끊어내고 개인 통산 10승 고지를 드디어 정복했다.
이다연은 2일 강원 원주시 오로라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오로라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트리플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이다연은 김수지(30·동부건설)를 한 타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을 받은 이다연은 상금 순위를 9위에서 5위로 끌어 올렸다. 또 대상 포인트 70점을 받아 대상 레이스 순위도 7위에서 4위로 뛰었다.
이다연은 지난해 9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이후 약 11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섰다.
그는 이번 시즌 오로라월드 챔피언십 대회 이전까지 12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5차례 진입하는 빼어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준우승 두 차례, 3위 한 차례를 기록하며 뒷심부족으로 번번이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쳤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김수지에 두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라운드를 맞은 이다연은 정확한 아이언샷과 과감한 공략으로 승부를 거는 뒷심을 발휘해 짜릿한 한타차 역전극을 완성했다. 이다연은 3번 홀(파4)에서 5.8m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초반부터 추격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5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왼쪽 아웃오브바운드(OB) 구역에 떨어지는 바람에 벌타를 받고 트리플보기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다연은 흔들리지 않았고 9번 홀(파4)에서 별명처럼 벌떡 일어났다. 그는 123m 거리의 페어웨이에서 핀을 직접 공략했고 볼이 바로 홀컵으로 떨어지며 샷이글을 작성, 순식간에 두타를 줄였다. 이날 선수들이 폭염으로 집중력을 잃는 모습을 보이며 고전했지만 이다연은 10~14번 홀까지 파를 지키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그는 이어 15번 홀(파4)과 17번 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해 김수지를 한 타차로 따라 잡았다. 승부는 18번 홀(파4)에 갈렸다. 이다연이 두 번째 샷을 홀 옆 2.6m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떨군 반면, 김수지의 두 번째 샷은 홀을 넘어 22.5m 거리에 떨어지며 통한의 보기를 범해 막판에 트로피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