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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의 기적 ‘행운의 흰제비’…백의민족 전통과 만나 길조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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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제주 서귀포시 대포동 인근 식당 건물 처마에서 흰제비가 어미새에게 먹이를 받아먹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제주 서귀포시 대포동 인근 식당 건물 처마에서 흰제비가 어미새에게 먹이를 받아먹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제주 서귀포시 대포동 인근 식당 건물 처마에서 희귀한 흰제비가 발견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흰제비를 발견하면 마을이나 국가에 큰 경사가 일어날 징조로 여겼다. 이러한 문화적 현상은 단순한 미신이 아니라 생물학적 희귀성과 우리 민족 고유의 세계관이 결합된 결과다.

 

◆ 0.1퍼센트 생물학적 희귀성이 만든 자연의 신비

 

흰제비가 길조로 자리 잡은 건 ‘희귀성’이다. 흰제비가 태어날 확률은 생물학적으로 약 0.1퍼센트에 불과하다.

 

이는 1000마리 중 단 1마리 꼴로 나타나는 극히 드문 현상으로, 흰제비는 체내 멜라닌 색소가 결핍되는 백화현상인 루시즘이나 알비노 돌연변이로 인해 온몸의 깃털이 하얗게 자라난다.

 

과거 과학적 지식이 부족했던 선조들은 평생 한 번 보기도 힘든 이 희귀한 생명체를 단순한 우연이 아닌 하늘이 내린 특별한 징조로 해석했다.

 

기이한 외형과 압도적인 희소성이 신성한 메시지라는 인식을 만들어낸 일차적 원인이다.

 

◆ 백의민족의 세계관과 긍정적 상징성의 결합

 

압도적인 생물학적 희소성 위에 우리 민족 특유의 색채 상징성이 더해졌다.

 

예로부터 스스로를 백의민족이라 칭했던 우리 조상들은 흰색을 태양과 하늘, 밝은 빛과 새로움을 뜻하는 신성한 색으로 숭상했다.

 

고구려 건국 신화나 박혁거세 탄생 신화에 등장하는 흰 고니나 흰 말처럼 하얀 동물은 하늘의 뜻을 전하는 신성한 메신저로 통했다.

 

여기에 제비 본연의 긍정적 이미지가 강력한 시너지를 냈는데, 전통 농경사회에서 제비는 해충을 잡아먹고 봄의 시작을 알리는 고마운 익조였다.

 

고전 소설 흥부전에서는 은혜를 갚고 박씨를 물어다 주는 행운의 상징으로 묘사되었다. 본래 복을 가져오는 친숙한 새가 신성함을 뜻하는 하얀 깃털을 입고 태어났으니 길조 중의 길조로 대우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3일 제주 서귀포시 대포동 인근 식당 건물 처마에서 흰제비가 어미새에게 먹이를 받아먹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제주 서귀포시 대포동 인근 식당 건물 처마에서 흰제비가 어미새에게 먹이를 받아먹고 있다. 사진=뉴시스

◆ 역사적 기록과 현대 생태학적 관점에서 본 흰색 동물의 가치

 

한편 조선왕조실록 등 과거 문헌을 살펴보면 지방에서 흰 까치나 흰 사슴 등 백화현상이 나타난 동물을 발견했을 때 이를 국왕에게 진상하고 국가의 경사로 기록한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이는 돌연변이 개체를 국가적 서조로 공인하는 제도적 장치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현대 생태학적 관점에서 제비는 기후 변화와 도시화, 농약 사용 증가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는 환경 지표종이다.

 

전체 제비의 서식 밀도가 줄어들면서 0.1퍼센트 확률로 태어나는 흰제비의 절대적인 발생 건수 역시 과거에 비해 현저히 감소했다.

 

이에 오늘날 흰제비를 보는 것은 과거 조상들이 느꼈던 것처럼 현대인들에게도 행운의 징표로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