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가 국정 기조 전반을 재검토해야 하는 중대 기로에 섰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최저이자 부정평가가 처음으로 절반을 넘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리얼미터(2508명 대상 조사,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7월27∼31일)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0.4%포인트(p) 내린 45.9%로 집계됐다. 반면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1.0%p 상승한 50.5%다. 취임 후 13개월 만에 부정평가가 과반을 차지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20개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5개월은 물론 세월호 참사 직격탄을 맞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16개월과 비교해도 집권 2년 차 이재명정부의 민심 이탈 속도가 얼마나 위기 상황인지 알 수 있다.
원인은 당정의 일방적 정국 주도와 정책 실패에 있다. 리얼미터가 증시 폭락과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파장에 따른 경제적 불안정성, 부동산 세제 및 대통령 연임 개헌 논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입법 강행 등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지지율 하락의 배경으로 꼽은 이유다. 귀국한 이 대통령 앞에 놓인 수두룩한 난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문제는 변화다. 어제 귀국 후 바로 부동산·증시 점검회의를 하거나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현안을 꼼꼼히 챙겨도 지금과 같은 당정의 민심 불통과 독주가 계속되면 해법은 없다.
이 대통령 취임 후 최장(7박11일) 순방 외교를 통해 얻은 성과조차 국내 현안에 묻혀 빛이 바랜 것도 결국 자업자득이다. 이벤트성 행보로는 국민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 역대 정권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비판적 여론을 겸허히 수용하고, 다수 국민과 공명(共鳴)하는 기조 변화를 가져오기 바란다.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은 위헌이라는 분명한 입장 표명, 반(反)실용적 부동산 정책과 투기적 주식 정책에 대한 반성은 기본이다.
여당도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에 눈멀어 친명, 친청으로 나뉘어 분탕질을 벌일 때가 아니다. 순회경선에서 친청 후보가 반명 논란에 반발해 “(2024년 1월 2일) 가덕도 테러현장에서 내가 손수건으로 지혈했다”고 주장하자, 친명 후보들이 ‘친명팔이’라고 비난하는 꼴불견이 연출될 지경에 이르렀다. 여당은 이재명정부가 직면한 위기를 실감하고 국정 동반자로서 민심과 동떨어진 폭주를 반성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