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를 향한 징벌적 세금이 현실로 다가왔다. 정부가 어제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2028년부터 1세대 1주택자라도 초고가 주택이면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그 덕에 종부세 세수는 향후 3년간 2조2000억원가량 불어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세제 개편의 목적이 공평 과세와 부동산 세제 합리화”라고 했다. 하지만 무거운 세금을 앞세운 수요억제 대책이 집값을 안정시키기보다 매물 잠김과 전월세 대란 등 부작용만 양산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개편안에 따르면 시가 45억원을 웃도는 초고가의 경우 주택 수에 상관없이 종부세 부담이 지금보다 2배 이상 커지고, 30억∼40억원대 주택도 부담이 늘어난다. 시가 50억원짜리 주택의 종부세는 현재 453만원에서 2028년 978만원으로 불어난다. 세율 인상도 모자라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과 종부세 상한 인상, 기본공제, 세액공제수단까지 다 동원한 ‘세금폭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주택 실거주자조차 집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투기세력으로 몰아 핍박한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정부는 대신 “지방이전 때 세금을 깎아주고 주택 수 제외 등 과세특례를 많이 주겠다”며 거주이전 선택 운운하니 어이가 없다.
이처럼 보유세를 올리면 거래세인 양도소득세는 대폭 낮추는 게 조세원칙이자 상식인데 거꾸로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는 2029년부터 보유공제를 없애고 거주 위주의 장기소득공제로 전환, 10년 거주해야 80% 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공제 한도도 2028년 20억원, 2029년 10억원으로 설정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완화한다지만 결국 보유세와 거래세 부담이 동시에 가중되면 매물 잠김과 거래절벽은 더 심화할 게 뻔하다.
시장은 벌써 좌불안석이다. 당장 초고가 주택에 부과된 세금이 전월세 세입자에게 전가될 공산이 크다. 규제의 빈틈을 찾아 집값이 들썩이는 ‘풍선효과’도 우려스럽다. 과세중과기준(45억원)을 밑도는 강남과 한강벨트, 경기 남부 지역의 시가 30억원 안팎 집값이 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낡은 이념과 편 가르기 정책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 노무현·문재인정부도 세금과 규제 등 수요 죽이기 대책을 쏟아냈다가 외려 집값 폭등과 전세대란을 자초하지 않았나. 지금의 세제개편안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부와 여당은 시장과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부동산 세제의 기본 틀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