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기록적인 폭염이 들이닥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온열질환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폭염 취약 계층 안전 확인 등 인명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경북 포항시에서 70대 남성이 사망했다. 그는 포항 남구 효곡동 효자시장 인근에서 공공 근로 사업으로 쓰레기를 줍다 쓰러져 의식을 되찾았으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다 병원에서 숨졌다. 작업 당시 기온은 30.4도였다. 포항시는 공공 근로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이날 오후 2시6분쯤 충북 충주시 단월정수장 공사 현장에선 중국 국적 50대 근로자가 쓰러져 숨을 거뒀다. 경찰은 폭염과의 연관성 등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날 오전 4시쯤 인천에서도 40대 남성이 숨졌다. 그는 전날 계양구 길거리에서 상의를 벗은 채 배회하다 119에 신고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상태가 악화됐다.
같은 날 오후 6시24분엔 부산 강서구 대저동의 한 텃밭에서 일하던 70대 남성이 쓰러져 숨졌다. 발견 당시 체온은 39.1도였다. 같은 날 오후 3시50분쯤 충남 당진시 합덕읍 논 옆 도랑에서도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각 지자체는 재난안전문자 발송부터 살수차·쿨링 포그 가동, 무더위 쉼터 야간 연장(오후 9시까지), 무료 생수 공급 등 전방위 대응 체계를 가동하며 독거 노인·장애인·쪽방 주민 등 취약 계층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시는 취약 계층 6만3000여명의 안부와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쪽방촌 등 폭염 취약 지역 12곳에선 119안전캠프를 운영 중이다. 시 발주 건설 공사장 56곳과 도급·용역·위탁 사업장에선 식수와 휴식 시간, 그늘 제공 여부를 점검한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폭염을 재난으로 인식하고 비상한 각오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31개 시·군과 함께 폭염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공공 발주 현장의 단계별 작업 중지 기준 의무 적용과 민간 사업장 지도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또 4600여명의 돌봄 인력을 동원해 독거노인 안부를 실시간 확인하는 한편, 9000여곳의 무더위 쉼터 운영과 노숙인 전용 쉼터 가동 등 취약 계층 밀착 보호 조치를 지속할 방침이다. 추미애 지사는 “야외 근로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연일 최고기온이 39도를 웃도는 대구시엔 가마솥더위를 피하려 계곡과 하천으로 시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수상 안전 비상령’이 떨어졌다. 시는 재난안전기동대원 7명, 산림재난예방점검단 17명 등을 투입해 계곡?하천 등 16곳을 대상으로 안전 점검을 벌이고 있다. 한 재난기동대원은 “인력만으로는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계곡이나 절벽 아래 사각지대까지 드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감시한다”고 말했다.
시민 안전을 위해 현장을 누비는 공무원과 작업자들의 ‘폭염과의 사투’도 계속되고 있다. 인천의 한 자치구에서 교통 분야 현장 업무를 하는 40대 공무원은 “외부에서 일하는 업무 특성상 체력 소모가 극심한데, 한낮 뜨거운 햇볕을 피할 마땅한 쉼터나 지속적인 수분 섭취 수단이 없어 10분만 서 있어도 어지럼증이 밀려온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부산의 한 자치구에서 취약 계층 보호 등 업무를 맡고 있는 박모 주무관은 “날씨가 더워질수록 홀로 지내는 어르신이나 장애인 가정 등 취약 계층 확인 횟수를 늘릴 수밖에 없다”며 “몸은 천근만근 힘들지만 ‘덕분에 안심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다시 힘을 낸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후 김광용 차장 주재로 폭염 대응 상황 점검 회의를 열었다. 김 차장은 “중대본 2단계를 가동 중인 엄중한 상황인 만큼, 관계 기관은 최고 수준의 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가용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인명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