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7.1 강진이 덮친 일본 구마모토현에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져 이재민들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당국은 대피소, 차량 생활을 하는 이들을 숙박시설로 옮기는 ‘2차 피난’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4분 현재 구마모토시 수은주는 40.3도까지 올라갔다. 2013년 8월20일 아마쿠사시에서 관측된 39.6도를 13년 만에 경신해 구마모토현에서는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혹서일’(최고기온 40도 이상을 뜻하는 일본 기상청 용어)까지 나타난 것이다.
열사병 우려에 더해 단수와 대피소 집단생활에 따른 위생상 문제가 커지면서 당국은 2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여관, 호텔 등 73곳을 확보해 3일부터 인터넷 등으로 2차 피난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우키, 히카와초 등 피해가 큰 지역 주민이 우선 신청 대상이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2024년 노토반도 지진 당시에도 임시주택이 완공될 때까지 이재민들을 숙박시설에서 묵을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사상 첫 한여름 진도 7 지진이었던 이번에는 더위가 심해 2차 피난 조치를 앞당긴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 현재 현 내 206곳의 대피소에 8556명이 몸을 의탁하고 있지만, 에어컨·급수 상태가 미비하거나 사생활 보장이 잘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일 우키의 한 대피소에서는 70대 여성 이재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이튿날 가족 2명과 함께 별도 시설에 격리됐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대피소에서 노로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등 집단 발병이 일어나는 등 다수가 밀집해 생활하는 환경에서는 감염병 발생 우려가 크다.
대피소 생활 대신 이른바 ‘차박’(車泊)을 택한 사람들도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지내다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이나 연료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히카와초에서 ‘70대 여성이 자택 주차장의 차 안에서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는 119 신고를 받고 소방당국이 출동했지만 현장에서 사망이 확인됐다. 당국은 이번 지진에 따른 첫 재해 관련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지진 발생 후 처음으로 이날 구마모토현을 찾아 지진 피해 복구에 200억엔(약 182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지진을 피해 복구 과정 등의 행정 절차에서 특례를 부여할 수 있는 ‘특정 비상 재해’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