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를 시작하는 연령이 낮을수록 학교 성적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지적으로 충분히 성숙하기 전에 디지털 기기 환경에 노출되면서 스마트폰을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이 형성되고, 이것이 학업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4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게재된 이탈리아 밀라노비코카대 마르코 구이 교수팀 논문에 따르면,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에 소셜미디어를 시작한 학생들은 중·고교 진학 후 학업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 11~12세 소셜미디어 입문, 6개월 학습 차이로 이어져
연구팀은 이탈리아 북부 28개 학교 학생 5227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기 사용 습관을 조사한 뒤 국가 학업성취도 평가(INVALSI) 성적을 결합해 추적 분석했다. 성별과 부모 학력, 가정환경, 이전 학업성취도 등이 유사한 학생 집단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6학년(11~12세)에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든 학생들은 14세 이후(9학년 이상) 계정을 만든 학생들보다 8학년 이탈리아어 성적이 0.22표준편차(SD), 수학은 0.18SD 낮았다. 10학년에서는 수학 성적 격차가 0.27SD로 더 벌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교육 연구 분야에서 0.2SD 이상의 차이는 약 6개월의 학습 성과 격차에 해당하는 표준 수치로 평가된다. 소셜미디어 시작 시기가 7학년, 8학년으로 늦어질수록 이 같은 성적 차이는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 ‘알림 확인 습관’이 주의력 분산… 영어 성적은 예외
연구팀은 스마트폰을 항상 가까이 두고 확인하는 행동 습관이 조기 소셜미디어 사용과 성적 저하 관계의 15~47%를 설명한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 대한 과도한 몰입과 이에 따른 주의력 분산이 학업 성과를 낮추는 주된 경로로 관측된다.
반면 영어 성적에서는 소셜미디어 시작 시기에 따른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온라인상의 다양한 영어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언어 학습 효과가 일부 상쇄 작용을 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이 교수는 “아이들이 주의 분산 효과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질 때까지 소셜미디어 이용을 늦추는 정책이 학습 측면에서 유의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