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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안내문 서랍에 둔 5만4002명…3년 지나 378억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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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본인부담상한액 안내문 발송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본인부담상한제 환급 안내문은 8월중 발송된다. 신청 시기를 놓치면 소멸된다.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생성한 가상 이미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본인부담상한제 환급 안내문은 8월중 발송된다. 신청 시기를 놓치면 소멸된다.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생성한 가상 이미지.

지난해 과도한 의료비 지출을 겪은 가입자라면 이달 말 발송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본인부담상한제 환급 안내문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신청 시기를 놓쳐 3년의 소멸시효가 지나면 환급권리가 완전히 사라진다. 실제로 최근 2년간 찾아가지 않아 허공으로 사라진 환급금이 378억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 이달 말 환급 안내문 발송, 2025년 진료분 소득별 상한액 확정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본인부담상한제는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다.  한 해 동안 환자가 부담한 건강보험 적용 진료비 총액이 소득 수준별 상한액을 초과하면 공단이 그 차액을 돌려준다. 환급 기준은 진료일이다. 진료비 합산 기간은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발생한 비용을 기준으로 한다.

 

보건복지부가 확정한 2025년도 소득별 본인부담상한액은 구간에 따라 세분화되어 적용된다. 연평균 건강보험료 1분위 가입자는 89만원이다. 2분위와 3분위는 110만원이 기준이다. 4분위와 5분위는 170만원이다.

 

6분위와 7분위는 320만원이다. 8분위는 437만원이다. 9분위는 525만원이다. 최고 소득 구간인 10분위는 826만원으로 책정됐다.

 

요양병원에 120일을 초과하여 장기 입원한 환자는 별도의 상한액 기준을 적용받는다. 1분위는 141만원이다. 2분위와 3분위는 178만원이다. 4분위와 5분위는 240만원이다.

 

6분위와 7분위는 396만원이다. 8분위는 569만원이다. 9분위는 684만원이다. 10분위는 1074만원이 각각 적용된다.

 

여러 의료기관을 이용해 한 해 진료비를 사후에 합산해야 하는 사후환급 대상자 안내는 매년 하반기에 시작된다. 2025년에 발생한 의료비에 대한 지급 신청 안내문은 올해 8월 말부터 우편이나 알림톡을 통해 순차적으로 발송된다.

 

◆ 3년 시효 지나면 청구권 소멸, 미지급금 3617억 달해

 

안내문을 받고도 환급금을 챙기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과 2022년 진료분 중 소멸시효 3년이 경과해 받을 수 없게 된 환급금은 총 5만 4002건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는 378억원에 달한다.

 

소멸시효가 아직 지나지 않았지만 지급되지 않은 환급금 규모도 상당하다.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누적된 미지급 초과금은 42만 4727건이다. 누적 액수는 무려 3617억1800만원에 이른다.

 

이처럼 미환급금이 쌓이는 주된 원인은 환급 절차의 기계적 특성 때문이다. 공단이 안내문을 발송하더라도 대상자가 직접 본인 명의의 계좌를 등록해 신청하지 않으면 환급이 진행되지 않고, 법적 청구 기한인 3년이 지나면 돈을 받을 권리가 완전히 소멸한다.

 

본인부담상한제 미환급 사태의 핵심 원인은 고령층의 디지털 및 정보 소외 현상과 직결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의료비 지출에서 65세 이상 고령층이 절반에 달했다. 반면 이들의 모바일 건강보험 앱 설치율이나 사전 지급동의계좌 등록 비율은 전 연령대에서 가장 저조하다.

 

의료비 지출이 가장 많아 상한제 환급 대상이 될 확률이 높은 계층이 정작 환급 신청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 213만명이 2조8000억 환급, 사전 계좌 등록 필수

 

반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혜택을 본 가입자도 많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진료분 본인부담상한제 환급 대상자는 213만 4502명으로 확인됐다. 이들에게 지급된 환급액 총규모는 2조8000억원이다.

 

환급 혜택은 저소득층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소득 하위 50% 이하 가입자는 190만 0287명으로 전체 환급 대상자의 89%를 차지했다. 환급 금액 기준으로도 이들이 전체의 76.5%를 수령했다.

 

이들 중 사전에 지급동의계좌를 등록해 둔 108만 5660명은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본인 계좌로 환급금을 안전하게 받았다.

 

이는 의료비 지원이 절실한 취약계층과 제도의 실질적 수혜층이 일치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고령자 가구나 장기 입원 환자처럼 우편물 수령이나 모바일 확인이 어려운 대상자일수록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

 

안내문을 기다리기보다 사전에 환급금 지급 계좌를 공단에 등록해 두는 것이 환급 누락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공단은 관련 상황을 설명하며 계좌 사전 등록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 비급여 및 2인실 제외, 2026년 상한액 인상 적용

 

본인부담상한제가 모든 병원비를 돌려주는 것은 아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과 선별급여, 전액본인부담 항목은 상한액 합산에서 제외된다.

 

치과 임플란트 비용, 상급병실로 분류되는 2인실과 3인실 입원료, 추나요법 본인일부부담금 역시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환자가 체감하는 의료비와 공단이 산정하는 상한제 기준액 사이에 큰 격차가 발생한다.

 

상급병실료, 도수치료 등 비용 부담이 큰 비급여 항목이 제외되다 보니, 환자가 실제로 지불한 총액이 상한액을 훌쩍 넘기더라도 법적인 환급 대상에서는 제외될 수 있다.

 

◆ 환급금 조회, 신청 절차는?

 

환급금 조회와 신청 절차는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민원신청 메뉴의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 항목을 이용하면 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The건강보험 앱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며, 전화 1577-1000을 통한 상담과 지사 방문, 팩스 및 우편 접수 방식도 지원된다.

 

신청 시에는 진료받은 환자의 인적사항과 환급금을 수령할 본인 명의의 계좌 번호를 정확히 기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