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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일한 부당해고 프리랜서에 대법 “정규직과 동일 임금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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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계약직 전환’ ‘해고 무효’ 인정했지만,
1·2심 “동일 임금체계 적용 단정 불가”
원심 뒤집은 대법 “정규직 취업규칙 적용”

11년 넘게 방송사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다 계약만료 통보를 받은 방송프로그램 제작 피디(PD·프로듀서)에 대해, 대법원이 부당해고를 인정하며 사내 일반직·업무직과 동일한 임금체계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무기계약직 전환 시 동종·유사 업무를 하는 근로자의 취업규칙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 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 뉴시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이숙연 대법관)은 원고 김모씨가 춘천문화방송(MBC)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올 1월6일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첫 변론기일은 10월30일 예정된 상태다.

 

김씨는 2011년부터 2022년 2월까지 약 11년간 방송사에서 조연출(AD), 코너 연출, 촬영, 편집 등 방송프로그램 제작 업무를 수행했다. 회사는 김씨와 여러 차례 ‘프리랜서 업무계약’을 맺어왔으나, 2022년 1월 돌연 “2022년 2월28일자로 프리랜서 계약이 만료된다”고 통지했다. 김씨는 자신이 형식상 프리랜서일 뿐 실제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며, 기간제법에 따라 이미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음에도 회사가 부당하게 일방적으로 해고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모두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김씨가 장기간 회사의 프로그램 제작 업무를 수행하면서 지휘·감독 아래 전속되어 근무했고, 장비도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점을 들어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늦어도 2014년경부터는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됐다고 판단하면서, 회사가 구체적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고지하지 않은 채 계약기간 만료만 통지한 것은 근로기준법상 해고절차를 위반한 무효의 해고라고 봤다.

 

다만 ‘미지급 임금’ 규모를 두고 2심 재판부는 김씨가 회사의 일반직이나 업무직 직원과 동일한 임금체계를 적용받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상당 부분의 추가 임금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1심에서 인정된 약 4603만원보다 일부 늘어난 약 6775만원 지급만 명령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고무효 자체에 관한 판단은 유지하면서, 원심 판단에 기간제법상 무기계약 전환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기간제법 4조 2항에 따라 무기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에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장 내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무기계약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근로조건이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원고와 같은 부서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일반직·업무직 근로자가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그들에게 적용되는 보수규정과 근로조건이 무엇인지 충분히 심리하지 않았다”며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원고의 근로자성과 무기계약직 전환, 부당해고로 무효임을 인정했지만, 원심은 원고가 인사규정상 ‘일반직’ 또는 ‘업무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프리랜서 계약에 따른 임금 지급을 명했다”며 “동일 부서 내에서 유사한 근로를 제공하는 정규직 근로자의 취업규칙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