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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통예고 입시비리 연루자가 국악 경연 심사… 아들은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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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주최 경연대회 논란

심사위원 5명 중 3명이 수사 대상
자녀 심사 회피했지만 뒷말 무성
수상 땐 입시·취업 등 각종 이점
주최측 아들 참가 미리 파악 못해
“경찰 조사 사실도 몰랐다” 해명

서울 금천구 국립전통예고에서 입시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이 1년 가까이 수사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요 피의자가 정부 주최 경연대회에서 심사위원을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경연대회에서 1등을 수상한 학생이 심사위원의 아들이었는데, 이 심사위원은 전통예고 입시 과정에서 특정 수험생을 지목하는 내용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국립전통예술고 홈페이지 캡처
사진=국립전통예술고 홈페이지 캡처

4일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6일 치러진 종로전국청소년국악경연대회(경연대회) 타악 분야 심사위원 5명 중 3명이 국립전통예고 입시비리 사건 연루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는 이 사건 피의자 신분인 전직 교사 A씨도 포함돼 있었다. 다른 심사위원인 B씨는 국립전통예고 입시비리 사건 당시 심사를 봤던 인사다. 경연대회 타악 분야 수상자 중에는 B씨 아들도 있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는 지난해 9월 이들이 2023년 10월 치러진 국립전통예고 신입생 선발고사에서 학생 명단을 사전 입수한 뒤 심사위원들을 통해 입시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전직 전통예고 강사 B씨는 입시 심사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에 높은 점수를 주어야 한다’는 취지의 메모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다만 B씨는 경연대회 절차에 따라 아들 심사는 회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논란이 불거진 경연대회는 종로구가 주최하고 종로문화원이 주관한다. 대회 입상자는 종로구 문화예술공연 참여기회와 사단법인 한국전통예술단체총연합회 문화예술공연 참여기회를 받게 된다. 또 청소년부에서 장원(1등)을 하면 종로구청장 상과 5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기악, 무용, 타악 등 각 분야 장원끼리 재차 결선을 거쳐 선발하는 종합대상에서는 청소년부 종합대상으로 국회의장상 200만원을 받는다. 심사위원은 전국 대학교수 및 문화재급 국악계 전문가로 위촉해 당일 발표하는 방식이다.

국악계에서는 입시와 취업에 필요한 수상경력 등이 일부 인사의 입김에 좌우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 국악계 관계자는 “연주자들은 수상경력과 이름을 걸고 하는 연주회를 통해 커리어를 쌓는다”며 “수상경력 등 이력이 향후 여러 단체에 취직하는 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민감하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을 선임한 주최 측은 ‘경찰 조사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종로문화원 관계자는 “심사위원들과 제자 또는 후배로 알고 지낸 사이는 맞다”면서도 “경찰 조사를 받는 상황에 대해서는 정확히 몰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출전자들이 적어서 제자를 많이 양성해놓은 선생님들을 고르다 보니 그렇게 된 것도 있다”며 “기관에서 미리 심사위원을 조사하거나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 아들의 수상과 관련해서는 “원칙에 따라 직계 가족과 제자들에 대한 심사를 회피했다”며 “대회 참가자 중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심사위원에서 배제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모습. 연합뉴스
서울경찰청 모습. 연합뉴스

경찰은 지난해 10월 학교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도 집행하는 등 전통예고에서 불거진 각종 비리를 수사하고 있다. 의혹 중에는 국악계 인사이자 전 학교 동문회장과 퇴직한 전 교장이 교사 채용 실기 시험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점도 있다. 경찰은 당시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던 이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전 교장과 전 동문회장 등 의혹 당사자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상급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도 지난해 말 현장감사를 진행했다. 학교는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받고 있는 교사들의 직위를 해제했다. A씨는 이 직위해제처분에 불복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서울행정법원은 올해 4월 이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