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당국이 전력시장 위원회에서 한국전력공사 등 사업자를 일제히 빼내는 대신 실무협의회를 사업자 과반으로 구성하는 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력거래소 소속인 전력시장 위원회는 전력시장 운영 ‘룰’을 만들고 심판하는 기구로 전력시장에서 일종의 ‘국회·법원’ 역할을 한다. 이번 개편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전력거래소 회원 사업자가 급증하면서 기존 한전 등 일부 사업자만 위원회에 참여하는 게 불합리하다는 비판이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4일 취재를 종합하면 전력거래소는 최근 ‘전력시장 위원회 위원 구성 개선 방안’을 일부 회원사 측에 전달하고 의견 제출을 요청했다. 전력시장 위원회는 총 8개 위원회(규칙개정·비용평가·계통평가·중앙계약·차액계약·시장감시·정보공개·분쟁조정)로 나뉜다.
전력거래소가 내놓은 개편안은 5개(규칙개정·비용평가·계통평가·중앙계약·정보공개) 전력시장 위원회의 위원 자격요건 중 ‘회원사 위원’ 자격요건 삭제가 골자다. 나머지 3개(차액계약·시장감시·분쟁조정)는 원래 회원사 위원 자격요건이 없다. 각 위원회마다 줄어드는 회원사 위원수만큼 전문가 위원을 추가 위촉해 전문가 과반으로 위원회를 꾸리겠다는 것이다.
대신 위원회마다 설치돼 있는 실무협의회는 회원사 위원을 크게 늘려 회원사 위원 과반수로 운영할 예정이다. 실무협의회가 있는 위원회는 규칙개정·비용평가·계통평가·중앙계약·차액계약 위원회 총 5곳이다. 이들 위원수를 각각 기존 13인에서 15인(중앙계약 실무협의회 9인→11인)까지 늘리고 그 이상으로 회원사 위원을 추가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규칙개정 위원회 같은 경우 현행 9인 위원 중 정부 위원 1인·거래소 위원 2인(위원장 1인), 회원사 위원 3인, 전문가 위원 3인으로 구성돼 있다. 개편안대로면 정부 1인·거래소 2인(위원장 1인), 전문가 6인으로 조정된다. 실무협의회는 현행 위원 13인(의장 1인)이 15인까지 늘어나고 회원사 위원도 기존 5인에서 3인을 추가해 8인까지 증원된다.
전력거래소가 위원회·실무협의회 개편에 나선 건 소규모 발전을 특징으로 하는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하면서 회원사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001년만 해도 19개사이던 데서 지난해 말 7559개사까지 늘었다. 이 중 태양광 발전사업자 수가 94.7%(7164개사)나 된다. 이렇다 보니 지난 6월 태양광·풍력발전 단체가 전력시장 위원회·실무협의회 내 재생에너지 대표 위원 부재를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증가의 원인으로 꼽고 개선을 촉구한 것이다. 현재 규칙개정 위원회 회원사 위원 3인은 한전과 발전공기업인 한국남부발전, 민자 발전사인 GS EPS 소속 인사다.
전력거래소는 확대 예정인 실무협의회에서 회원 사업자 의견을 다양하게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실무협의회 회원사 위원 선정 절차가 부재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참여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간에는 관행으로 한전과 발전공기업, 민간발전사 측에서 각각 회원사 위원을 추천해왔다.
김세원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실무협의회 구성 방법을 규칙 등에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며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단체가 회원사 위원 추천 창구로서 지위를 부여받아야 한다. 현재 출력제어 등 문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려면 최소한 규칙개정·계통평가 위원회의 실무협의회에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전력거래소 측은 “현재 회원사 대상으로 의견수렴 중”이라며 “실무협의회 회원사 위원을 확대할 경우 재생에너지 회원사 참여를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