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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제 점수는요”…황정민 모교 후배들의 ‘호프’ 팩폭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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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영화냐” vs “올해 최고”
호불호 극과극 영화 ‘호프’
영화과 학생들에게 물어봤다
세계일보 신규 유튜브 코너 <29면>은 지면 너머의 현장을 포착하는 콘텐츠다. 기사 한 줄로는 다 전하지 못한 이야기부터 미처 묻지 못한 질문, 직접 가봐야 알 수 있는 현장의 이면까지 텍스트 너머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기록한다.

 

영화 ‘호프’ 스틸. 네이버 영화포토
영화 ‘호프’ 스틸. 네이버 영화포토

 

“장르와 연출의 힘으로 내내 휘몰아치듯 질주한다.(10점)” 

“미쳐버린 촬영, 정신 나갈 듯한 열연, 매일 생각난다.(10점)”

“눈으로 본 걸 의심하고 모든 걸 되짚어 보게 만드는 마법.(10점)”

 

VS

 

“티켓값 아껴서 순대국 특으로 드세요.(1점)”

“나홍진이 무너지는구나. 대본 지피티가 썼나요? CG는 왜 이럼?(1점)”

“그냥 집에서 마늘이나 까세요. 보고 오면 뭔가 까고 싶어 미칠 겁니다.(1점)”

 

총제작비 600억원 이상이 투입된 나홍진 감독의 신작 영화 ‘호프’. 관객 평가는 올해 가장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작품 중 하나다. 도대체 ‘호프’의 어떤 점이 이렇게까지 상반된 반응을 불러온 걸까.

 

‘호프’는 ‘추격자’, ‘황해’, ‘곡성’ 등을 통해 세밀한 디테일과 긴장감 있는 연출을 선보여온 나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개봉 초반 12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지난 4일 기준 누적 관객 수가 423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손익분기점으로 거론되는 700만명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여기에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에 이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오디세이’와 어린이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하츄핑의 모험을 그린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까지 개봉하면서 상영관 확보 경쟁도 치열해졌다.

 

그럼에도 ‘호프’는 단순 흥행 성적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영화가 됐다.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극찬과 “이게 영화냐”는 혹평이 동시에 쏟아질 정도로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여러 번 관람하며 상징과 은유를 해석하는 이른바 ‘홒친자(호프에 미친 자)’까지 등장한 반면, 설명되지 않는 외계인의 정체와 목적, 과도한 유머와 욕설 등에 거부감을 느꼈다는 관객도 적지 않다. 호불호 자체가 영화를 둘러싼 가장 강력한 화두가 된 셈이다.

 

다양한 평가가 쏟아지는 가운데, 영화를 배우는 학생들은 이 논란의 작품을 어떻게 봤을까. 세계일보는 지난 주말 주연 배우 황정민의 모교인 서울예술대학교를 찾아 영화과 학생들에게 직접 물어봤다.

 

학생들이 가장 높게 평가한 것은 특유의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연출이었다. 임준석(영화과 23학번)씨는 “다른 영화의 추격 장면을 봐도 ‘호프’만큼 긴장되지 않았다”며 “놀라게 만들겠다는 빌드업이 보이는데도 예상보다 더 놀라게 만드는 순간이 있었다. 그게 연출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태우(영화과 23학번)씨도 “중반 이후 카체이싱과 외계인들의 추격 장면이 특히 재미있었다”며 “1980~90년대의 익숙한 한국 시골과 이국적인 숲을 한 화면에 담아낸 공간 연출이 신선했고, 나홍진 감독 특유의 기괴하고 거친 스타일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충분히 빠져들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된 스케일은 미술과 액션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휘향(23학번)씨는 “마을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공간 연출이 인상적이었다”고 했고, 김수환(23학번)씨는 “좁은 골목을 질주하는 드리프트 장면에서 배우들의 노력이 그대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반면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아쉬움을 꼽은 부분은 컴퓨터그래픽(CG)이었다. 윤씨는 “‘기묘한 이야기’나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크리처와 비교하면 클로즈업 장면에서 CG가 다소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임씨 역시 “크리처 디자인을 조금 더 단순하게 가져갔다면 오히려 자연스러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개봉 4주차를 맞은 ‘호프’는 흥행과 별개로 올해 가장 뜨거운 논쟁을 낳은 한국 영화다.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리지만 그만큼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긴 작품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영화과 학생들의 ‘호프’ 막차 리뷰는 세계일보 유튜브 <29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