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업무보고를 통해 이재명정부 2년차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구상’을 발표했다. 한반도 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플러스)’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조선 호칭 공론화, 주적 표현의 자제, 9·19 군사합의 복원,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적 이용 등 구체적 방안도 제시했다.
북한을 조선으로 부르는 것이 헌법 제3조(영토조항), 제4조(통일조항)와 배치돼 위헌이라는 주장도 있다. 남북은 노태우정부 때였던 1991년 12월 남북기본합의서 이래 정상회담을 포함한 대다수 합의를 이미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란 정식 국호로 체결하고 있다. 이런 특수한 현실에서 호칭 문제를 바로 위헌 문제로 치환하기엔 한계가 있다. 실질적 평화공존을 이룰 수만 있다면 호칭 문제가 대수이겠는가. 실사구시적 발상 전환도 필요하다. 다만 국민 내부의 거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 장관이 국호 호칭을 통일부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공론화를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처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기 바란다.
국방백서의 주적 표현 대체는 남남(南南) 갈등, 보혁 대립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분한 접근이 있어야 한다. 정 장관이 국방부 반대 의견이 완강했다고 밝혔듯이 자칫 정부 내 불협화음도 우려된다. 이 대통령이 육군 1군단의 빈총 경계를 예로 들며 “화살 창고에 화살이 한 개도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한 것처럼 국가안보와 관련한 정신무장 상태에 문제가 없도록 주무 부처인 국방부 의견을 경청해 잡음을 최소화해야 한다. DMZ의 평화적 이용도 북한이 군사분계선(MDL)을 남부 국경선으로 규정하고 DMZ의 요새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현실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문제는 역시 북한의 호응이다.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제시한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만 고집하며 대화 테이블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대북 유화 정책에 반응 없는 북한과 관련해 통일부에 “메아리 없는 함성을 지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조금 힘들 것”이라며 “힘들더라도 평화와 공존의 정책을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평화공존은 한반도의 안정과 번영을 가져올 대담한 정책이다. 북한의 호응과 함께 국민 지지를 얻는 게 성패의 관건이다. 현실과 괴리되지 않도록 각계각층의 의견을 성실히 들어 끈기 있게 추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