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환수된 독립운동가 안중근(1879∼1910) 의사의 유묵(遺墨)이 이달 중 처음으로 국민에게 공개된다.
안 의사가 순국을 앞두고 옥중에서 남긴 이 유묵은 독립운동가의 신념과 항일 정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유산청 업무보고에서 “일본에서 환수한 안중근 의사 유묵을 8월 중 국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묵은 생전에 남긴 글씨나 그림을 뜻한다.
안 의사의 유묵은 1910년 사형 집행을 앞두고 중국 뤼순(旅顺) 감옥에서 남긴 글씨들로, 그의 사상과 독립 의지가 담긴 역사적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에 따르면 현재 보물로 지정된 안 의사의 유묵은 모두 31점이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체포돼 이듬해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형이 집행되기 전까지 약 40일 동안 여러 점의 유묵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유묵에는 ‘대한국인 안중근’이라는 서명과 함께 손바닥에 먹을 묻혀 찍은 수인(手印)이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작품에는 ‘논어’(論語)나 ‘사기’(史記) 등 동양 고전의 구절은 물론 자신의 신념과 시대 인식을 담은 글귀도 적혀 있다.
일본인 기자 고마쓰 모토코(小松元吾·생몰년 미상)에게 써준 안 의사의 대표적인 작품 ‘지사인인살신성인(志士仁人殺身成仁)’은 “뜻 있는 선비와 어진 사람은 몸을 바쳐 인(仁)을 이룬다”는 의미로 ‘논어’에 나오는 구절이다.
동국대가 소장한 ‘일일부독서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최근에는 경매와 기증 등을 통해 안 의사의 유묵이 꾸준히 국내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딸 구혜정 여사와 이상현 태인 대표가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녹죽(綠竹)’ 유묵을 일반에 공개하기도 했다.
반면 일부 유묵은 여전히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보물 ‘치악의악식자부족여의(恥惡衣惡食者不足與議)’는 한때 청와대에 기증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도난 국가유산으로 등록된 상태다.
이번 공개는 광복절을 앞두고 안 의사의 독립정신과 유묵의 역사적 가치를 국민에게 다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