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최근 환수된 안중근(1879~1910) 의사의 또 다른 옥중 유묵이 처음 공개된다. 제국주의가 팽배하던 시대 부조리한 국제질서에 대한 안 의사 통찰을 담은 작품으로, 순국을 불과 며칠 앞두고 남긴 글씨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일본에서 환수한 안중근 의사 유묵을 8월 중 국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묵 내용은 ‘만국공법불여대포(萬國公法不如大砲·사진)’로, 13일 서울 덕수궁 중명전에서 처음 선보인다. ‘국제법이 대포만 못하다’는 뜻을 담고 있는 유묵은 국제법마저 제국주의 열강의 무력 앞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던 당시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안 의사의 인식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하얼빈 의거 이후 이듬해 2월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3월 순국하기 전까지 약 40일 동안 옥중에서 다수의 유묵을 남겼다. 전해지는 유묵 대부분에는 ‘대한국인 안중근’이라는 글귀와 함께 왼손에 먹을 묻혀 찍은 장인(掌印)이 남아 있다. 이번에 환수된 작품 역시 이러한 특징을 갖추고 있다. 순국을 며칠 앞두고 작성된 것으로 확인돼 더 값진 유묵이다. 일제에 맞선 불굴의 기개와 독립 의지가 돋보이는 안 의사 유묵은 현재 31점이 보물로 지정됐다.
최근에는 경매와 기증 등을 통해 안 의사 유묵이 잇따라 국내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딸인 구혜정 여사와 이상현 태인 대표가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녹죽(綠竹)’ 유묵이 특별전을 통해 공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