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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 푼’ 고창·완주 vs ‘곳간 닫은’ 전주… 엇갈린 재정 해법, 도민 시선도 갈렸다 [지방자치 투데이]

완주·고창 민생지원금 1인당 30만원
전주는 재정혁신특위 출범, 긴축 조정
“단기 소비 진작이냐 재정 건전성이냐”
선심성 논란 속 효율적 재정운용 과제

전북 완주군과 고창군이 주민 1인당 30만원의 민생지원금을 추석을 앞두고 지급하기로 한 반면, 전주시는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긴축 재정에 착수하면서 같은 전북 안에서도 시군간 상반된 재정 운용 방식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단기 소비 진작과 생활 안정을 우선할 것인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 미래를 준비할 것인지가 지방재정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고창군은 군의회 추경예산안 의결에 따라 총 151억2000만원을 투입해 군민활력지원금을 추석 전 지급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지급 대상은 지난 6월 30일 기준 군민과 결혼이민자, 영주권자로 1인당 30만원씩 선불카드로 지급된다.

 

조지훈 전주시장(가운데)이 5일 ‘비상 재정 극복을 위한 전주시 재정혁신특별위원회’ 출범과 함께 열린 첫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
조지훈 전주시장(가운데)이 5일 ‘비상 재정 극복을 위한 전주시 재정혁신특별위원회’ 출범과 함께 열린 첫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

앞서 완주군도 지난 3일 군민과 결혼이민자, 영주권자를 대상으로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다음 달 8일부터 지급을 시작해 추석 전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두 지자체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의 생활 부담을 덜고 지역 내 소비를 늘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내수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명절을 앞둔 만큼 주민 체감 효과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전주시는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전주시는 전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재정혁신특별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키고 재정 구조 전면 개편에 착수했다. 시민의 삶과 안전에 직결되는 사업은 유지하되 성과가 낮거나 유사·중복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 한정된 재원을 핵심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주시가 긴축 재정을 선택한 배경에는 악화된 재정 여건이 자리하고 있다. 일반회계 세입은 2022년 2조504억원에서 올해 2조4451억원으로 늘었지만 증가분의 61.9%는 용도가 정해진 국·도비 등 특정 재원이다. 올해 의무지출은 1조1746억원으로 자주재원 1조1633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지방채 잔액은 연말 6841억원, 관리채무비율은 22.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2030년까지 추진 예정인 104개 대규모 투자사업에 필요한 시비만 1조7604억원에 달해 재정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지훈 전주시장이 취임 첫 결재로 재정혁신특별위원회 구성을 선택한 것도 이 같은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정이라는 평가다.

 

이번에 민생지원금을 지급하는 완주군과 고창군 역시 재정 여건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두 군 모두 지방세 등 자체 세입보다 지방교부세와 국·도비 의존도가 높은 전형적인 군 단위 재정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백억원 규모의 현금성 지원을 결정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민선 9기 공약 이행이라는 상징성은 있지만 지속 가능한 재정 운용 측면에서는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북 고창군이 군민 1인당 30만원씩 지급하기로 한 군민활력지원금 안내 포스터.
전북 고창군이 군민 1인당 30만원씩 지급하기로 한 군민활력지원금 안내 포스터.

지역사회 반응 역시 엇갈린다. 지원금을 받는 주민들은 생활비 부담을 덜고 지역 상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일회성 현금 지원이 지역경제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반대로 전주시는 재정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와 함께 시민들이 당장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전주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정부가 지급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제외하면 전주시는 자체 재원을 활용한 전 시민 대상 현금성 지원을 시행한 적이 없다.

 

반면 인접한 군 단위 지자체에서는 민생지원금이 잇따라 지급되면서 “같은 전북인데 왜 전주만 지원이 없느냐”는 시민들의 불만과 함께 지역 간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지원금 지급 여부보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과 정책 효과를 함께 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동현 전북대 교수(행정학과)는 “지방재정은 한정된 재원을 얼마나 전략적으로 배분하느냐가 핵심”이라며 “현금성 지원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 단기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단순히 돈을 나눠주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속적인 지역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지원과 함께 지역 산업 경쟁력과 미래 성장 기반을 키우는 투자가 병행될 때 지속 가능한 지방재정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