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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위 선반도 돈 내세요”…호주 항공사, 새 규정에 승객들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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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 밑 소형 가방만 무료…2027년 2월부터 최소 2만5000원 부과
미·유럽 LCC서 확산한 ‘쪼개 팔기’ 호주 항공시장으로 확대

기내 선반에 올리는 수하물에도 별도 요금을 받는 사례가 호주 항공사에서 나왔다. 미국과 유럽 저비용항공사(LCC)에서 확산한 기내 수하물 유료화가 호주 항공시장으로 확대된 것이다.

 

5일(현지시간) 호주 최대 항공사 콴타스 계열의 LCC 젯스타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년 2월2일부터 젯스타항공이 운항하는 항공편의 기내 수하물 규정을 개편한다. 새 규정이 시행되면 승객은 가로·세로·높이가 40·30·20㎝ 이내로 앞좌석 아래에 들어가는 개인 수하물 한 개만 무료로 가지고 탈 수 있다. 가방 한 개의 무게는 10㎏을 넘을 수 없다.

 

호주 시드니 공항에서 젯스타 여객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시드니=AP연합뉴스
호주 시드니 공항에서 젯스타 여객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시드니=AP연합뉴스

소형 캐리어나 더플백 등 머리 위 선반에 넣어야 하는 가방을 가져가려면 ‘우선 기내수하물’ 옵션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요금은 편도 25호주달러(약 2만5000원)부터 시작한다. 시드니∼멜버른 노선에서는 약 33호주달러(약 3만3000원)가 부과되는 등 노선과 수요에 따라 달라진다. 해당 옵션을 구매한 승객은 다른 승객보다 먼저 비행기에 탈 수 있는 우선 탑승 혜택도 받는다.

 

젯스타는 고객과 승무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탑승구에서 수하물 무게를 재는 절차와 기내 선반 공간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공항 이용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유료 옵션 판매량을 제한해 선반 공간을 미리 관리하면 승객이 자리를 찾아 가방을 들고 이동하는 시간을 줄이고 항공편의 정시 출발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회사 측 주장이다.

 

그러나 승객과 정치권에서는 기존 항공권 가격에 포함됐던 서비스를 떼어내 추가 수익을 올리려는 조치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한 엑스(X) 이용자는 “머리 위 선반 사용료가 최소 25호주달러라니 다음은 또 무엇이냐”며 “화장실 이용료라도 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야당인 호주 국민당 소속 브리짓 매켄지 상원의원도 이번 조치를 “콴타스 그룹의 또 다른 현금 뜯어내기”라고 주장하며 젯스타에 ‘별점 0개’를 매겼다.

 

기내 선반에 넣는 수하물을 유료화하는 방식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미국 스피릿항공은 2010년부터 좌석 아래에 들어가는 개인 소지품만 무료로 허용하고 머리 위 선반에 보관하는 기내 수하물에는 별도 요금을 부과했다. 이후 미국의 프런티어항공과 얼리전트항공, 유럽의 라이언에어와 이지젯, 위즈에어 등도 기본 운임에는 좌석 아래에 넣는 작은 가방만 포함하는 유사한 제도를 도입했다.

 

다만 호주에서는 콴타스와 버진오스트레일리아 등 주요 항공사가 일반석 기본 운임에도 일정 범위의 선반용 기내 수하물을 포함하고 있어 젯스타의 이번 개편이 소비자들에게 더욱 낯설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호주 항공시장에서도 위탁수하물과 좌석 지정, 기내식 등에 이어 기내 선반 공간까지 기본 운임에서 분리해 판매하는 이른바 ‘쪼개 팔기’ 방식이 도입된 것이다.

 

중동 전쟁에 따른 항공유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으로 세계 항공업계의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항공사들이 부가서비스 유료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6월 중동 지역의 운항 차질과 높은 항공유 가격으로 올해 세계 항공업계의 수익성이 당초 예상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