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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백유의스포츠속이야기] “청문회 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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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졌어요?”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2026월드컵 청문회에서 이렇게 물었다. TV로 그 장면을 보며 8년 전 ‘어처구니없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국회는 2018년 국정감사 때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을 불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문제를 따지면서 추궁했던 기억. 그때 선동열은 우승팀 감독이었다.

 

이번 청문회가 예고되었을 때 월드컵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대한축구협회의 불투명한 의사 결정 구조 등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TV를 통해 지켜본 청문회장은 질책과 고성이 난무하는 저질 정치무대였다. 일부 의원은 질문을 던진 뒤 증인이 설명을 시작하면 말을 끊었다. “묻는 말에만 답하라”고 강압적으로 몰아붙였다. 답변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출석한 코칭스태프가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반박해도 추가 자료를 제시하거나 재차 검증하기는커녕 호통을 친다. 비전문가인 의원들이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을 직접 심판하는 모양새는 8년 전과 나아진 게 없었다.

 

핵심 쟁점에 대한 검증도 못 했다.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전력강화위원회의 독립성이 온전히 보장되었는지, 정몽규 회장과 협회 집행부가 어느 범위까지 개입했는지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실종됐다. 법인카드 사용 문제 등도 단편적인 추궁에 그치고 말았다.

 

그나마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은 이번 청문회에서 KBO리그(프로야구)와 K리그(프로축구)의 관중 및 입장 수입을 비교하며 한국 프로축구의 경쟁력 강화를 강하게 주문했다. 아무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지자체들이 나랏돈을 써가면서 운영하는 프로축구팀의 수가 무려 16개에 달한다는 점도 드러났다. 국민의 소중한 세금으로 프로축구 선수들의 연봉을 보전하고 있는 셈이다. 대한민국 국민 중 내가 낸 세금으로 프로 선수들의 배를 불린다고 할 때 과연 몇 명이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겠는가.

 

체육계를 감독해야 할 문화체육관광부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문체부 감사 결과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음을 밝혀냈지만, 당시 대한축구협회 수석부회장은 김정배 전 문체부 차관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규정을 위반하며 감독을 선임했을 때 수석부회장인 그는 어떤 역할을 했나? 그는 지난해 국정감사 때는 국회에 출석조차 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문체부가 전관예우 없이 정 전 회장을 고발했다는 점이다.

 

이번 청문회는 부실한 준비와 구태의연한 호통 정치로 점철되어 끝이 났다.

 

나는 묻는다. “청문회 왜 했어요?”

 

성백유 대한장애인수영연맹 회장·전 언론중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