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5일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검사의 직접·보완수사권을 삭제한 개정 형사소송법에 대해 “안 읽어봐서 그러는데, 개정된 형소법에 의하면 검사는 수사하면 안 된다고 되어 있느냐”라고 물었다. “금지되지 않았으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검찰과 경찰이 함께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와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법 개정으로) 합수본 운영 근거가 없다”고 보고하자 이를 묻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큰 상황임을 고려하면 황당하다.
이 대통령 본인이 4일 국무회의에서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며 심의·의결을 거쳐 서명하고 공포한 법안이 아닌가. 국민의 삶과 직결된 중차대한 법을 읽어보지 않았다는 것은 큰 문제다. 더구나 정 장관과의 대화에서 ‘검사도 수사할 여지가 있다’는 식의 인식까지 보여 ‘대통령 본인 생각’과 다른 법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의구심마저 든다. 뒤늦게 성기홍 청와대 홍보수석이 “대통령께서 법에 대한 내용의 전반적 취지나 핵심내용을 숙지하고 있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과 비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역대급 망언”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72년 형사사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든 형소법 개정이 충분한 검토나 준비 없이 얼마나 졸속으로 이뤄졌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의 직접 수사는 물론 보완 수사마저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그동안 대한민국 전체가 얼마나 떠들썩했는가. 심지어 아직도 60% 넘는 국민이 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다. 10월 검찰청을 대신해 주요 범죄수사를 전담할 중대범죄수사청이 그제부터 전국 18개 지검을 돌며 순회임용 설명회를 열고 있지만 순환근무나 복지 등에 대한 구체적 기준도 제시하지 못하는 ‘맹탕설명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칫 출범 전후 수사 공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이 법안 내용을 모두 알고도 안 읽었다면 책임 회피이고, 내용도 충분히 모르는 상태에서 법을 서명 공포했다면 직무유기 아닌가. 법 개정 전에 ‘보완수사권은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여당에 법 처리를 맡기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도 무책임하다. 법안이 통과됐더라도 과제는 쌓여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사법 체계가 바뀌는 만큼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치밀하고 신속한 보완·후속입법을 통해 범죄 피해자·사회적 약자가 소외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