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단거리 전술 핵무기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핵 전략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있다고 NBC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분쟁 발생 시를 가정한 것으로, 우리의 안보지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NBC방송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엘드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새 전략의 초안 작성을 주도하고 있다며 네브래스카주에 있는 전략사령부를 방문해 새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전략사령부는 미국의 핵무기 운용과 핵 억지 전략을 통합 관리, 지휘한다.
소식통은 이번 전략이 동맹국이 러시아나 중국의 공격을 받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콜비 차관은 핵 전략에 장거리 미사일보다는 전술핵 활용을 지지해 왔다. 장거리 미사일은 상대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반면, 위력이 지나치게 커 실제 전쟁에서 활용할 가능성은 작다. 반면 소형 핵탄두를 탑재한 단거리 미사일인 전술핵은 군사 목표물이나 전장을 제한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
미 국방부의 고위 관계자는 NBC에 “신뢰할 수 있는 핵 옵션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견해”라며 “억지력이 신뢰성을 갖추려면 상식적으로 실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핵 능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략이 실제로 채택된다면 중국, 러시아와 접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미국 전술핵 작전의 거점이 될 가능성이 있어 안보환경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논의는 핵무기 사용의 문턱을 낮춘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술핵 비중을 높이면 장거리 핵무기를 통한 대비태세가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의회의 한 고위 인사는 NBC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표한 ‘핵 억지력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입장과는 아주 많이 동떨어진 연구”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