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없던 폭염에 2026 프로야구가 이번 주말까지 쉬어간다. 갑작스러운 ‘폭염 방학’이 순위싸움과 개인 타이틀 경쟁에 변수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은 6일 프로 10개 구단 단장과 프로야구선수협회 관계자가 참석하는 폭염 긴급 대책 회의를 열어 관중과 선수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논의한 끝에 리그 운영과 안전 대책을 내놓았다.
이미 5∼6일 경기를 모두 취소했던 KBO는 주말 3연전도 취소하고 세부적인 폭염 대책과 시설을 마련한 뒤 11일부터 리그를 재개하기로 했다. 다음 달 6일까지 평일 오후 6시30분, 주말 오후 6시였던 경기 시작 시각도 모두 오후 7시로 고정한다.
또한 경기 당일 오후 1시 이전에 경기장 소재지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면 즉시 취소 결정이 내려진다. 폭염주의보나 경보 발효 시에는 경기운영위원이 오후 1시부터 현장 체감온도를 지속해 측정해 경기 개시 시점 35도에 달하거나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경기 개시 3시간 전까지 취소를 결정하게 된다. 필요 시 경기 개시 시간을 최대 오후 7시30분까지 늦출 수 있다. 경기 개시 이후에도 현장 체감온도와 선수단, 관람객 상태를 종합해 경기를 중단할 수 있다.
선수단 보호를 위해 3회와 7회 종료 후 이닝 교대 시간을 4분으로 늘려 쿨링 타임을 실시한다. 5회 종료 후 클리닝 타임 역시 필요하면 최대 6분까지 확대된다. 관람객의 경기장 입장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야외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고, 그늘막과 쿨링포그, 음수 시설 확대 및 응급 의료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실시간 모니터링도 강화하기로 했다.
프로야구가 이런 대책을 내놓은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그래도 ‘가을 야구를 바라보는 팀들은 어쩔 수 없이 긴 휴식기와 또 있을 수 있는 경기 취소에 대한 유불리를 냉정하게 따질 수밖에 없다. 특히 다음 달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많은 국가대표 선수를 파견하는 팀은 더욱 신경이 쓰인다.
일단 폭염 경기 취소는 최근 흐름이 좋은 팀과 그렇지 않은 팀들의 희비가 갈린다. 거침없는 6연승으로 선두 질주 중인 KT는 폭염 휴식이 짧을수록 좋다. 특히 선두 경쟁을 벌이는 삼성과 LG의 페이스가 좋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 KT는 선발과 구원의 핵인 투수 소형준, 오원석, 박영현이 국가대표에 소집되는 9월13일 이전까지 많은 승리를 챙겨야 하기에 8월에 많은 경기를 치르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고전 중인 삼성과 LG는 시간을 벌었다. 최근 5경기 1승4패에 그친 삼성은 잘 던지던 크리스 페덱과 기대가 컸던 오스틴 보스 두 투수가 고전하며 마운드가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상으로 빠져 있는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가 복귀할 시간을 벌 게 됐다. 후반기 들어 3승1무12패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은 승률에 그쳐 3위도 안심할 수 없는 지경에 몰린 LG로서는 전열 정비의 여유가 생겼다.
LG를 1.5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는 4위 두산과 그 뒤에 있는 5위 KIA는 아시안게임 변수가 걱정이다. 후반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두산은 마운드의 원투 펀치 곽빈과 최민석, 젊은 거포 박준순이 아시안게임에 나가 전력 손실이 크다. KIA도 거포 김도영과 외야수 박재현, 투수 성영탁이 태극마크를 단다. 5강 경쟁 중인 6위 한화도 노시환과 문현빈 등 중심타선과 대만 대표로 나서는 선발 투수 왕옌청이 빠진다. 이 팀들은 9월에 많은 경기를 치르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홈런왕을 비롯한 개인 타이틀 경쟁도 아시안게임 여파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홈런왕 부문에서 현재 33개로 선두를 달리는 김도영이 빠진 사이 2위 오스틴 딘(LG·31개)과 3위 샘 힐리어드(KT·29개)가 추월할 가능성이 크다. 투수 부문에서도 평균자책점 1, 2위를 내달리고 있는 최민석(2.64)과 곽빈(2.66)이 아시안게임으로 없는 동안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알 수 없다. 곽빈은 탈삼진도 138개로 1위지만 이 경쟁 역시 불리한 상황이다. 131개로 2위인 앨빈 로드리게스(롯데)가 바짝 추격하고 있는 탓이다. 10승으로 임찬규(LG)와 함께 다승 공동선두인 왕옌청도 타이틀 홀더의 기쁨을 누리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