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탄약 부족설을 일축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방공 미사일 추가 지원 요청에 대해서는 “미국도 미사일이 필요하다”며 난색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KI)의 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 문제와 관련해 “우리도 미사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지나치게 많은 무기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은 젤렌스키에게 3000억달러(약 427조원) 상당의 탄약을 제공했다”며 “그 결과 우리의 비축량이 크게 줄었고, 지금 무기고를 다시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무기 재고가 실제로 부족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설령 탄약을 무한정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결코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며 “우리도 미사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최근 미군의 무기 비축량을 둘러싼 논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였던 태도와는 온도 차가 있다. 앞서 미국 내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 등의 영향으로 일부 탄약 비축량이 부족해졌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미국이 탄약 부족을 겪고 있다는 주장에 반발하면서 관련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인사들에게 “장기 징역형”을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습을 막기 위해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등 방공무기를 추가로 요청하자 이번에는 미국의 자체 비축 필요성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이 전쟁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 전쟁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와는 대양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쟁으로 인한 인명 피해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에 젊은이 2만5000명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는 것이 싫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평균적으로 매달 2만5000명씩 잃고 있으며 대부분 군인”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방공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전날 새벽 러시아가 감행한 공습에서 우크라이나군은 드론 115대 가운데 98대를 요격했지만 탄도미사일 24발과 지르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4발은 한 발도 격추하지 못했다.
서방의 무기 지원도 감소세다. 올해 상반기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분의 1 줄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에 미국에 장거리 미사일과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추가 지원을 거듭 요청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패트리엇을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 면허를 제공해달라는 요청도 했지만 백악관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