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7일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만나 “국가가 피해자들의 간절한 물음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 대통령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가가 국민에게 남긴 상처를 이제는 국가가 책임지고 치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3기 출범 계기 국가폭력 피해자 위로 오찬’ 모두발언에서 “과거사 정리라는 해묵은 숙제를 더이상 다음 세대에 떠넘길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해방 이후 이 땅에서 벌어진 모든 국가폭력 사건 피해자들께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날 오찬에는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누명 피해자인 윤성여 등대장학회 이사와 이부영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동일방직 노동운동 탄압 피해자인 이총각 청솔의집 위원 등 진실이 규명됐으나 명예회복 등 조치가 미진한 국가폭력 피해자 70여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의 용기와 인내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 과거사의 아픔을 마주하고 역사를 바로 세우는 길에 다시 나설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두고 “눈부신 성장과 발전의 역사이면서도 동시에 국가폭력과 인권침해로 국민들이 깊은 상처를 입었던 굴곡의 역사”라고 짚은 이 대통령은 “이러한 상처는 그 시대에만 머물지 않고 특정한 개개인의 피해로 끝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시간만큼 억울함은 깊어졌고, 피해의 고통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는 고통의 대물림이 계속됐다”고 언급했다.
또다시 국가폭력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이 겪은 아픔과 고통을 말 몇 마디로 씻어낼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다시는 우리 대한민국에서 또 다른 국가폭력이 절대로 벌어지지 않도록, 단 한 사람의 무고한 희생자도 나오지 않도록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 의식을 가지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국민 누구도 국가로 인해 억울함을 겪지 않는, 국민의 생명과 인권이 가장 먼저 존중받는 진정한 대한민국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국가의 책임에는 유효기간이 없다”며 국가폭력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에 대해서는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도록 해 국가가 저지른 잘못에 책임을 면피하지 않는 원칙을 세웠다는 점 등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조사3국을 추가로 설치해 기존 조사 과정에서 미처 다 밝혀내지 못했던 형제복지원, 덕성원을 포함한 집단 수용 시설의 인권 유린과 해외 강제 입양 사건도 철저하게 그 진실을 규명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그동안 피해자의 신청에 의존했던 조사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게 될 것”이라며 “국가가 먼저 찾아 나서는 적극적인 조사를 통해 미처 밝혀내지 못한 진실을 최대한 밝혀내겠다”고 밝혔다.
참석자 대표인 이부영 위원장은 “독재 권력이 저지른 악행 탄압에 대해서 시한 없이 바로잡아 나가겠다는 약속을 지켜주시는 이 대통령의 용단에 감사드린다”며 “고문과 구타, 수형, 해직, 인권 탄압의 기억으로 시달려온 피해자들과 그 유가족들은 이 대통령의 자세에 감명과 기대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 메뉴로는 치유와 화해의 의미인 치자밥과 새로운 삶을 의미하는 미역국 등이 올랐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자리마다 흰 장미꽃도 놓였는데, 이는 국가폭력 과거사에 대한 국가의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 국가폭력이 반복되지 않는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