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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면하려고 입에 테이프 붙였는데”…의사의 ‘위험성’ 경고

코막힘·SNS서 유행 ‘마우스 테이핑’…코로 호흡하면 수면 개선 주장
코막힘·수면무호흡 있다면 호흡 악화 가능…심혈관 건강에도 부담
숙면을 위해 입술에 테이프를 붙이고 자는 이른바 '마우스 테이핑'이 소셜미디어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호흡을 방해하고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숙면을 위해 입술에 테이프를 붙이고 자는 이른바 '마우스 테이핑'이 소셜미디어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호흡을 방해하고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잠을 더 잘 자기 위해 입술에 테이프를 붙이고 자는 이른바 ‘마우스 테이핑(mouth taping)’이 웰니스 트렌드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 전문가들이 호흡기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따라 할 경우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SWNS 등 외신에 따르면 존스홉킨스대 이비인후과 교수이자 외과의사인 에밀리 보스 박사는 호흡기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마우스 테이핑을 따라 할 경우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스 박사는 존스홉킨스대 의대 소아 이비인후과 책임자를 맡고 있으며 수면무호흡 등을 전문 분야로 다루고 있다.

 

마우스 테이핑은 잠을 자는 동안 입술을 테이프로 가볍게 고정해 입으로 숨 쉬는 것을 막고 코 호흡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코 호흡이 입 호흡보다 수면과 호흡 건강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최근 소셜미디어(SNS)와 웰니스 인플루언서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마우스 테이핑이 실제로 수면의 질을 크게 개선하거나 코골이·수면무호흡을 치료한다는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일부 연구에서는 경증 수면무호흡 환자의 코골이나 무호흡 지표가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난 바 있다. 하지만 연구 규모와 대상이 제한적이어서 마우스 테이핑을 일반적인 수면 개선법으로 권고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주의해야 할 사람은 코로 숨 쉬기 어려운 사람이다.

 

알레르기나 감기 등으로 코가 막혀 있거나 비중격이 휘어 있는 경우 수면 중 코를 통한 호흡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입까지 테이프로 막으면 호흡이 어려워지거나 수면 중 산소 공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수면무호흡이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은 잠자는 동안 상기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호흡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질환이다. 코골이가 심하거나 자는 동안 숨을 헐떡이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 마우스 테이핑으로 증상을 억지로 막기보다 수면무호흡의 원인을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다.

 

마우스 테이핑이 심혈관 건강과 관련해 우려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면 중 반복적으로 호흡이 막히거나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는 상태가 지속되면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수면무호흡은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미 호흡 장애가 있는 사람이 마우스 테이핑으로 코 호흡을 강제로 유도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마우스 테이핑을 코골이의 만능 해결책처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코골이는 단순히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비강이 좁거나 상기도가 좁아지는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수면 중 숨이 멎거나 갑자기 숨을 몰아쉬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수면무호흡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마우스 테이핑을 시도하더라도 코막힘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거나 수면무호흡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먼저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테이프로 증상을 억누르기보다 코골이와 입 호흡이 발생하는 원인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마우스 테이핑은 코 호흡을 유도한다는 단순한 원리 때문에 주목받고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건강법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SNS에서 유행하는 웰니스 트렌드를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 자신의 건강 상태와 해당 방법의 과학적 근거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