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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하나 먹으러 아울렛 간다”…쇼핑몰 ‘맛집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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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맛집을 찾아 골목을 누비던 소비자들이 이제 백화점과 아울렛으로 몰리고 있다. 쇼핑할 곳에 식당을 넣는 수준을 넘어, 이름난 외식 브랜드 자체가 고객을 끌어들이는 ‘앵커 테넌트’ 역할을 하기 시작하면서다.

 

상미당홀딩스 제공
상미당홀딩스 제공

9일 업계에 따르면 쉐이크쉑은 지난 6일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 1층에 ‘다산점’을 열었다. 105석 규모다.

 

매장도 지역색을 입혔다. 남양주가 다산 정약용 선생의 고향이라는 점과 인근 다산생태공원에서 착안해 한옥 요소와 목재 격자무늬, 아치형 구조물을 인테리어에 활용했다. 단순히 어느 상권에나 복제하는 매장이 아니라 지역과 쇼핑 공간의 특성을 매장에 녹여낸 것이다.

 

쉐이크쉑의 이번 출점은 최근 외식업계와 유통업계가 동시에 공을 들이는 ‘몰 안의 맛집’ 경쟁을 보여준다. 백화점과 아울렛은 유명 외식 브랜드로 체류시간과 방문객을 늘리고, 외식 브랜드는 안정적인 유동인구와 주차·쇼핑 수요를 한꺼번에 확보하는 방식이다.

 

파이브가이즈도 비슷한 행보다.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는 2024년 9월 현대백화점 판교점 지하 1층에 국내 5호점이자 서울 밖 첫 매장을 열었다. 매장은 301.2㎡, 112석 규모다.

 

이후 2025년 3월에는 갤러리아 광교에 국내 6호점을 냈다. 파이브가이즈가 갤러리아백화점 안에 매장을 연 첫 사례였다.

 

지난해 7월에는 용산역과 연결된 아이파크몰에 국내 8호점도 열었다. 매장 규모는 413.1㎡, 118석으로 용산역의 KTX·지하철 이용객뿐 아니라 아이파크몰 쇼핑 수요까지 겨냥했다.

 

앞서 국내 3호점 역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에 들어갔다. 315.9㎡, 116석 규모다. 4호점은 서울역 복합쇼핑공간 커넥트플레이스에 문을 열었다.

 

강남 로드숍으로 국내 시장에 진입한 뒤 백화점과 역사·복합몰로 빠르게 접점을 넓힌 셈이다.

 

유통업체들이 유명 식음료 브랜드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롯데백화점은 2023년 8월 유통사 최초로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 런던베이글뮤지엄을 들였다.

 

성과는 뚜렷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잠실점은 개점 이후 월평균 15만명 이상이 찾는 점포로 자리 잡았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이후 2025년 7월 롯데백화점 인천점 지하 1층에 국내 7번째 매장을 열며 백화점 출점을 다시 확대했다.

 

도넛 브랜드 노티드도 백화점과 복합몰을 주요 확장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운영사 GFFG의 현재 매장 안내를 보면 잠실 롯데월드몰 ‘노티드 월드’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 센텀시티, 롯데백화점 인천점 등에 점포를 두고 있다.

 

과거 유명 디저트나 맛집이 백화점에 단기간 들어오는 ‘팝업’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쇼핑몰의 주요 상권을 차지하는 상설 매장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백화점 자체도 식품과 외식 공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대표 사례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다. 2024년 2월 약 5300㎡, 1600평 규모로 문을 연 뒤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1200만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강남점의 디저트 매출은 개장 전보다 108% 늘었다. 식품 전체 매출에서 디저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15% 수준에서 30%까지 뛰었다.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음식 매출만의 문제가 아니다. 햄버거 한 끼나 베이글을 사기 위해 방문한 고객이 패션·리빙·명품 매장까지 둘러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 외식 브랜드의 집객 효과가 크다.

 

외식업체에도 백화점과 복합몰은 매력적인 출점지다. 도심 핵심 상권의 높은 임차료를 감당하며 독립 매장을 낼 때와 달리 이미 형성된 유동인구와 주차시설, 가족 단위 방문객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쉐이크쉑 다산점 역시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햄버거 브랜드에는 남양주·구리 등 경기 동북부 고객을 만날 새로운 거점이 되고,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입장에서는 쇼핑 외에 방문 이유를 하나 더 만드는 카드다.

 

옷을 사러 갔다가 밥을 먹던 시대에서, 이제는 먹으러 갔다가 쇼핑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유통업계의 경쟁 무대가 명품 매장에서 식탁으로까지 넓어진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