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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옷만 팔아선 안 된다”…엄마·아빠까지 입힌 키즈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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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만 옷을 팔던 키즈 패션이 달라지고 있다. 아동용 옷과 신발을 판매하는 데서 벗어나 부모가 함께 입는 ‘패밀리룩’을 내놓고, 자체 캐릭터와 오프라인 체험 공간까지 앞세워 가족 전체를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랜드 제공
이랜드 제공

출생아 감소로 키즈 시장의 양적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 명의 아이를 둘러싼 부모와 가족으로 소비 대상을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의 키즈 SPA 브랜드 스파오키즈는 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4층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다음달 9일까지 운영한다.

 

이번 팝업에서는 콜라보레이션 파자마와 실내복, 티셔츠, 데일리 상하세트 등을 판매한다. 눈에 띄는 점은 일부 티셔츠와 파자마를 키즈와 성인 사이즈로 동시에 구성했다는 것이다.

 

아이 옷을 사러 온 부모가 같은 디자인을 함께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키즈 브랜드=아동복’이라는 경계를 허문 셈이다.

 

자체 캐릭터 ‘쿠디’도 전면에 내세웠다. 서울에서 영감을 얻은 그래픽에 쿠디를 결합한 지역 티셔츠를 내놓고 일정 금액 이상 구매 고객에게 쿠디 풍선이나 리유저블백을 제공한다.

 

단순 의류 판매를 넘어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까지 겨냥한 패션 콘텐츠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같은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뉴발란스 키즈는 한발 더 나아가 가족 전체가 참여하는 행사로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난 5월 서울 상암 월드컵공원에서 연 ‘뉴발란스 키즈 패밀리 페스티벌’에는 약 3000명의 가족 단위 참가자가 몰렸다. 제품 판매에 머물지 않고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로 브랜드 경험을 확장한 것이다.

 

키즈 브랜드들의 또 다른 승부처는 캐릭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키즈는 올여름 신상품에 신규 캐릭터 ‘달이’를 적용한 티셔츠를 선보였다. 빈폴키즈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두 자릿수 증가했다.

 

빈폴 전체로 보면 캐릭터와 일러스트 협업 범위는 더 넓다. 올해 봄에는 일러스트 작가 다리아 송과 협업해 멘·레이디스·액세서리·키즈·골프 등 전 브랜드가 참여하는 컬렉션을 출시하고 팝업스토어까지 운영했다.

 

부모와 아이의 상품을 별개로 판매하기보다 하나의 디자인과 스토리를 여러 연령대와 상품군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F&F의 MLB키즈는 아예 자체 캐릭터 세계관을 만들었다.

 

지난 2월 영유아 신규 라인 ‘메가베어 프렌즈’를 선보이며 자체 캐릭터 5종을 공개했다. 캐릭터를 맨투맨과 셋업뿐 아니라 볼캡, 키링 등으로 확대해 의류와 잡화를 묶은 라이프스타일 상품으로 구성했다.

 

캐릭터가 단순히 티셔츠에 찍히는 그림을 넘어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드는 지식재산권(IP) 역할을 맡기 시작한 것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한 키즈 플랫폼도 오프라인으로 나오고 있다.

 

이랜드의 키즈 플랫폼 키디키디는 지난 4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키디런’ 팝업을 열었다. 오픈 첫날 700명 이상이 몰렸고 30분 만에 웨이팅 신청이 마감됐다.

 

14개 키즈 브랜드의 여름 신상품을 한데 모으고 유아용 턱받이와 모자 등 잡화존도 별도로 마련했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비교하고 구매하던 고객을 직접 만지고 입어보는 오프라인 공간으로 끌어낸 것이다.

 

키즈 패션업계가 이처럼 가족과 캐릭터, 팝업스토어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시장 환경 변화가 있다.

 

아이 수가 줄어드는 만큼 과거처럼 아동 인구 증가만 바라보고 매출을 키우기는 어렵다. 대신 한 자녀에게 지출을 집중하는 부모를 잡고, 부모가 함께 소비할 상품을 만들고, 캐릭터와 체험을 통해 한 번 방문한 고객의 구매 범위를 넓히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스파오키즈가 잠실 한복판에서 성인용 파자마와 키즈용 티셔츠, 자체 캐릭터 상품을 한꺼번에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제 키즈 패션의 경쟁 상대는 다른 아동복 브랜드만이 아니다. 아이 옷 한 벌을 계기로 부모의 옷과 굿즈, 가족의 주말 경험까지 누가 함께 가져가느냐를 놓고 경쟁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