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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쟁사 이직하려 SK하닉 기술자료 5900장 빼돌린 전 직원…2심도 징역 1년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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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회사 이직 위해 CIS 기술 유출한 혐의
1심·2심 실형

중국 기업으로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SK하이닉스의 영업비밀을 대량으로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전 직원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뉴시스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뉴시스

9일 뉴시스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0-1부(고법판사 이상호·이재신·이혜란)는 최근 SK하이닉스 전 직원 A씨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중국 화웨이의 자회사로 이직하기 위해 SK하이닉스의 CMOS 이미지센서(CIS) 관련 첨단기술과 영업비밀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16년부터 SK하이닉스에서 근무했으며 2018년 1월부터 2022년 9월 말까지 중국 판매법인 사무소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며 고객 지원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2022년 2월쯤 화웨이 자회사로 이직하기로 마음먹은 뒤 SK하이닉스 문서공유시스템에 접속해 CIS 기술과 관련된 영업비밀 자료 20장을 출력해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같은 해 2월부터 3월까지 8차례에 걸쳐 CIS 기술 관련 영업비밀 자료 8개, 총 186장을 추가로 출력해 무단 반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무용 노트북을 재택근무지로 가져간 뒤에는 영업비밀 자료를 자신의 아이패드로 촬영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자료 170개를 총 5900장에 달하는 사진으로 촬영해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같은 해 3월 화웨이 자회사에 제출할 이력서에 자신이 빼낸 CIS 기술 관련 영업비밀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직이 보류되자 8월에는 SK하이닉스의 또 다른 중국 경쟁사로 이직을 추진하면서 이력서를 보내고 해당 회사 팀장 등에게 SK하이닉스의 영업비밀을 누설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유출한 영업비밀이 SK하이닉스가 오랜 기간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해 개발한 기술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기술 정보가 해외 경쟁 업체로 유출되는 것을 가볍게 다룰 경우 기업들의 손해가 막심함은 물론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인공지능(AI)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구현에 필요한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Hybrid Bonding) 관련 자료를 유출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됐다. A씨가 유출한 자료에 담긴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첨단기술 및 제품의 범위’ 고시에서 규정한 첨단기술로 볼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2심은 이런 1심 판단에 사실오인이나 법리 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봤다.

 

양형과 관련해선 “피고인은 영업비밀을 대량으로 유출하고 이를 이용해 작성한 이력서를 중국 회사에 전달하는 방법으로 영업비밀을 누설해 죄질이 무겁다”고 질책했다.

 

이어 “이 영업비밀은 피해 회사가 다년간 많은 자원을 투자해 얻어낸 성과로, 침해 범죄를 가볍게 처벌하면 기업으로선 기술개발에 매진할 동기가 없어지고 해외 경쟁사가 인재 영입을 빙자해 국내 기업이 각고의 노력으로 쌓아온 기술력을 손쉽게 탈취하는 것을 방지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다만 김씨가 범행을 모두 시인하고 유출한 영업비밀 대부분이 회수된 점은 양형에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