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다시 늘고 있다. 지난달 극심한 증시 변동성에 몸을 사리던 개미 투자자들이 다시 빚을 내 저점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8조7940억원으로 집계됐다. 5일 28조4179억원보다 38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전날 하루 만에 1조141억원이 증가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이다.
올해 상반기 증시 열풍 속에 폭증하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월24일 역대 최고치인 38조6328억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달 18일 코스피가 9000을 넘어선 후 ‘일만피’(코스피 1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던 시기였다.
그러나 지난달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로 코스피가 조정장에 진입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 속에 증시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빚투 수요는 점점 줄어들었다. 꾸준히 감소하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4일 27조4038억원까지 쪼그라들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가 급락으로 강제 청산 규모가 늘어났고, 손실 위협을 느낀 투자자들이 상환에 나선 것도 빚투 규모가 줄어든 배경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최악의 한 달’을 보낸 증시는 이달 들어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서서히 살아나는 흐름이다. 증권가에서도 증시가 바닥을 다졌다는 분석과 함께 반등 전망에 힘을 싣는 가운데 저점 매수를 노린 빚투 수요 역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올해 역대급 상승장을 경험하면서 지수가 떨어졌을 때 빚을 내서라도 저점 매수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장기적인 상승 추세와 별개로 변동성이 워낙 큰 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지나친 빚투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