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과거 국가대표팀 경기를 앞두고 외국인 심판들에게 성 접대를 한 정황이 불거졌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6년도 축구협회 감사 보고서에 ‘협회가 2011년 3월부터 1년간 대표팀 경기에 참여한 외국인 심판들에게 7차례 부적절한 성 접대를 했다’고 적시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된 것이다. 접대 대상자는 10여명이고 1인당 수십만원부터 많게는 100만원 이상도 썼다고 한다. 문제가 된 기간 한국과 A매치를 치른 외국 축구협회와 팬들이 한국을 어떻게 보겠는가. 나라 망신이 아닐 수 없다.
논란이 확산하자 축구협회는 그제 공식 성명을 내놓았다. “협회와 관련된 사안으로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으나 자체 진상 조사나 책임자 징계에 관해선 언급을 회피했다. 당장 성 접대 의혹에 대해 축구협회는 “다수의 내부 구성원들조차 제대로 몰랐던 십수년 전 일”이라고 대충 얼버무렸다. 공소시효가 지나 형사처벌이 어려운 만큼 ‘그냥 조용히 지나가자’는 것 아닌가. 오히려 “심판한테 잘 보여 한국 대표팀에 유리한 판정을 유도하려 한 것이 뭐가 잘못이냐”고 반박할까봐 걱정될 지경이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스포츠도 ‘공정’의 가치가 핵심이다. 얼마 전 끝난 2026 북중미 월드컵은 32강전에서 거친 반칙으로 퇴장을 당한 미국 공격수가 16강전에 멀쩡히 출전해 세계 축구 팬들을 경악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월드컵 개최국이자 세계 최강대국의 ‘특권’을 앞세워 국제축구연맹(FIFA) 잔니 인판티노 회장을 압박한 결과였다. 트럼프에게 아첨하려고 원칙을 내던진 인판티노는 대회 후 퇴출 위기에 놓였다. 스포츠맨십을 헌신짝처럼 내던진 데 따른 당연한 후과일 것이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은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선수 등이 포함된 역대 최강의 전력에도 불구하고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며 32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후 “축구협회가 선임한 홍명보 대표팀 감독의 전술적 무능과 리더십 부재 탓”이란 주장이 제기돼 팬들 사이에서 설득력을 얻었다. 요즘 축구협회는 2024년 당시 정몽규 회장 시절 홍 감독 선임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중요한 것은 월드컵 성적이 아니라 축구협회의 공정성 회복이다. 경찰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