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로 사진관은 세계일보 사진부 기자들이 만드는 코너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눈으로도 보고 귀로도 듣습니다. 간혹 온몸으로 느끼기도 합니다. 사진기자들은 매일매일 카메라로 세상을 봅니다. 취재현장 모든 걸 다 담을 순 없지만 의미 있는 걸 담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조금은 사심이 담긴 시선으로 셔터를 누릅니다. 다양한 시선의 사진들을 엮어 사진관을 꾸미겠습니다.
10일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 은녹색 억새밭 위로 둥근 빛의 테가 걸렸다. 산책 나온 시민들이 한 번씩 고개를 들어 해 주위에 그려진 원을 올려다보고 지나갔다. 걸음을 멈추고 휴대전화를 하늘로 향하는 이들도 있었다.
해 둘레에 나타난 이 고리는 햇무리다. 지상 5~10km 상공의 권층운 속 얼음 알갱이에 햇빛이 굴절·반사되며 생기는 대기광학 현상이다. 육각형 얼음 결정을 통과한 빛이 일정한 각도로 꺾이면서 태양을 중심으로 반지름 22도의 원을 그린다. 얼음 알갱이가 프리즘 역할을 해 테두리에 무지개처럼 희미한 색이 비치기도 한다.
‘햇무리가 지면 비가 온다’는 말이 있다. 햇무리를 만드는 권층운이 온난전선과 저기압의 앞쪽에서 나타나는 구름이기 때문이다. 전선이 다가오기 전 얇은 상층운이 먼저 하늘을 덮고, 그 뒤를 비구름이 따라오는 순서다.
가을 초입의 높아진 하늘에 계절이 먼저 다녀갔다. 억새가 피기도 전에, 하늘이 가을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