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이 되면 헬스장으로 향하고, 주말이면 등산로와 수영장을 찾는다.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쉽게 몸을 움직이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정부가 이번에는 ‘돈’이라는 당근을 내걸었다. 30분 운동하면 포인트를 주고, 쌓은 포인트는 스포츠용품 구매나 체육시설 이용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보상을 줄였는데 사람이 더 몰렸다. 지난해 30분 운동에 1000포인트를 주던 것을 올해 500포인트로 낮췄는데도 참여자는 1년 새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정부가 올해 목표로 잡은 인원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참여자들의 평균 운동시간까지 늘었다.
11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이하 문체부)와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하형주·KSPO) 등에 따르면 올해 스포츠 활동 인센티브 ‘튼튼머니’ 포인트 적립 참여자는 지난달 말 기준 69만9566명에 달했다. 올해 정부 목표인 35만명의 199.9%에 해당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31만7117명과 비교하면 38만2449명, 120.5% 증가했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참여자들의 운동량이다. 일반 포인트 적립 기간 참여자의 1인당 평균 스포츠활동 시간이 전년보다 2시간, 19% 증가했다. 참여자 수만 늘어난 게 아니라 사업 참여자들의 운동량도 함께 증가한 것이다.
물론 이 수치만으로 튼튼머니가 운동시간을 19% 늘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생활체육 참여 확대나 러닝·등산 등 운동 문화 확산 같은 다른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참여자 증가와 함께 평균 운동시간도 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사람들을 움직였을까. 올해 튼튼머니에서 달라진 것은 포인트 금액만이 아니다. 운동을 인증하는 방법과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의 범위가 넓어졌다.
지난 3월에는 튼튼머니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됐다. 6월에는 민간 운동 애플리케이션과 연계해 계단 오르기와 하이킹 등으로 활동 인증 범위를 확대했다. 8월 말부터는 등산 등 야외 스포츠의 인증 대상도 추가로 확장할 예정이다.
포인트 사용 방식도 달라졌다. 지난달 29일부터 기존 제로페이 스포츠상품권뿐 아니라 경기지역화폐를 통한 포인트 전환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포인트 사용처는 약 8만개소로 늘었다.
운동을 인증할 수 있는 길을 넓히고 적립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곳까지 확대하면서 참여부터 사용까지 이용자의 선택지를 넓힌 셈이다. 튼튼머니가 ‘운동하면 돈을 주는 제도’에서 ‘운동→보상→스포츠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예산이 소진되는 속도에서도 폭발적인 수요가 드러난다.
지난해 40억원 규모였던 지원금은 6월 말 조기 소진됐다. 정부는 올해 지원 규모를 80억원으로 두 배 확대했지만, 일반 포인트 적립은 올해 역시 모두 마무리됐다. 예산을 늘렸는데도 수요를 모두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올해 확보된 80억원을 지난달 말 참여자 69만9566명으로 나눌 경우 1인당 약 1만1435원이다. 물론 실제 개인별 지급액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포인트는 운동 실적에 따라 적립되기 때문에 참여자마다 금액이 다르다.
70만명에 육박하는 참여자는 튼튼머니가 이제 수십만명이 참여하는 생활체육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참여 기반이 이처럼 커진 만큼 앞으로는 예산만 늘려 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이번 결과는 생활체육 정책에서 ‘보상의 크기’만이 전부는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용 앱이 등장하고 인증 가능한 운동이 늘어난 시점에 참여자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정부가 넘어야 할 다음 관문도 분명하다. 70만명에 육박하는 참여자를 얼마나 오래 운동하게 만들 수 있느냐다.
포인트 적립이라는 경제적 유인이 사라진 뒤에도 운동을 계속한다면 튼튼머니는 단순한 참여 이벤트를 넘어 생활체육 습관을 만드는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반대로 포인트가 끊기는 순간 운동도 함께 줄어든다면 지금의 폭발적인 참여는 일시적인 흥행에 그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참여자 숫자뿐 아니라 운동 지속 기간, 실제 적립·사용액, 스포츠 소비로 이어지는 규모 등을 함께 봐야 한다. 정부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모았느냐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 사람들이 얼마나 오래 움직이게 됐느냐가 정책의 진짜 성적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현 문체부 제2차관은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지원금이 빠르게 소진된 것은 생활체육 참여 문화가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라면서 “앞으로도 지원 규모를 지속해서 확대해 국민 누구나 일상에서 부담 없이 스포츠를 즐기고, 건강 증진과 의료비 절감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생활체육 기반을 탄탄히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