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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많은 동네일수록 고혈압 높았다…전국 250곳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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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연구팀, 지역별 편의점 밀도와 건강지표 비교
인구 1000명당 편의점 1곳 늘면 고혈압 유병률 0.968%↑

편의점이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을 넘어 한 끼 식사를 해결하고 간식과 음료를 고르는 일상의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주변의 ‘식품환경’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편의점이 많은 지역일수록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고혈압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전국 250개 시·군·구를 분석한 결과, 편의점 밀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고혈압 유병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국내 연구진이 전국 250개 시·군·구를 분석한 결과, 편의점 밀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고혈압 유병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특히 간편식과 즉석식품, 가공식품 등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편의점이 많은 지역일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편의점 중심의 식품환경을 둘러싼 건강 문제가 주목된다.

 

◆ 편의점 많은 동네, 고혈압 유병율도 높았다

 

국립암센터 연구팀은 국제 공중보건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퍼블릭 헬스(Frontiers in Public Health)’ 최신호에 전국 250개 시·군·구의 편의점 밀도와 비만·고혈압 유병률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는 2022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성인 가운데 관련 자료를 갖춘 22만7819명의 자료가 활용됐다.

 

연구팀은 지역별 편의점 수를 인구 1000명당 편의점 수로 환산하고 연령과 성별, 소득, 교육 수준, 흡연, 음주, 신체활동 등 다양한 요인을 보정해 지역별 건강지표와 비교했다.

 

분석 결과 인구 1000명당 편의점이 1곳 늘어날수록 고혈압 유병률은 0.968%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편의점 밀도와 비만의 연관성은 지역 간 공간적 특성을 보정한 뒤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고르는 남성. 게티이미지뱅크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고르는 남성. 게티이미지뱅크

◆ 삼각김밥부터 컵라면까지…‘편의점 식품환경’ 주목

 

연구팀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식품의 특성이 고혈압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편의점에서는 삼각김밥과 도시락, 컵라면 등 간편식과 즉석식품, 가공식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일부 제품은 나트륨과 열량, 당 함량이 높은 반면 상대적으로 영양 밀도가 낮을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은 나트륨 섭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편의점 접근성이 높은 식품 환경이 지역 주민의 식습관과 고혈압 유병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편의점이 일상적인 식품 공급처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한국인의 식생활 변화도 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고 외식과 간편식 소비가 확대되면서 편의점은 간단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은 2019년 4만3975곳에서 2022년 5만7617곳으로 3년 만에 약 31% 증가했다.

 

연구팀은 편의점 밀도와 비만의 관계가 뚜렷하지 않았던 것은 비만이 식품 환경뿐 아니라 신체활동과 생활습관, 사회경제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혈압. 게티이미지뱅크
고혈압. 게티이미지뱅크

◆ “편의점에서도 건강한 선택지를”…식품환경 바꿔야

 

연구팀은 편의점 자체의 숫자를 줄이기보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식품의 질을 높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나트륨을 낮춘 식품과 건강한 간편식 선택지를 확대하고, 소비자가 제품의 영양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의 지역별 자료를 분석한 횡단면 연구인만큼 편의점 밀도가 높아 고혈압이 증가했다고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다. 지역의 편의점 숫자가 실제 주민들의 이용 빈도나 구매 식품까지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연구의 한계다.

 

연구팀은 향후 실제 편의점 이용 행태와 식품 섭취 등을 함께 분석해 편의점과 건강 사이의 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병미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보건AI학과 교수는 “앞으로는 편의점에서도 저염 도시락 등 건강한 간편식의 선택지를 확대하고, 소비자가 영양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개인의 선택에만 맡기기보다 건강한 식품을 더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식품 환경을 만드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