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의 응급실 방문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기존 통계 방식보다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여 당뇨병 환자의 급성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내 다기관 당뇨병 빅데이터를 활용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응급실 방문 위험을 예측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당뇨병은 보통 외래 진료를 통해 관리하지만 심한 저혈당이나 고혈당, 당뇨병성 케톤산증 등 급성 합병증으로 인해 응급실을 방문하면 입원과 사망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의료기관 5곳에서 진료를 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22만720명의 의무기록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4만9770명(22.6%)은 당뇨병 진단 전후 1년 이내에 최소 한 차례 이상 응급실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들은 응급실을 찾지 않은 환자보다 평균 연령이 높았으며, 혈당 조절과 콩팥 기능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특징을 보였다. 또 인슐린과 이뇨제를 사용하는 비율도 약 2배 높았고, 고혈압이나 뇌혈관질환을 동반한 비율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혈압, 혈당검사 결과, 콩팥 기능, 약물 처방 이력 등 평소 진료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55개 임상정보를 활용해 여러 AI 모델을 개발하고 성능을 비교했다.
그 결과 가장 높은 성능을 보인 ‘캣부스트(CatBoost)’ 모델은 응급실 방문 위험이 높은 환자와 낮은 환자를 기존 통계 방식보다 효과적으로 구분했다. 예측 정확도는 87%로 기존 모델의 73%보다 크게 향상됐다.
특히 응급실 방문 위험을 예측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이완기 혈압이었다. 이어 혈청 크레아티닌과 수축기 혈압이 뒤를 이었다. 혈청 크레아티닌은 콩팥 기능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연구진은 주요 예측 요인의 상당수가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 등을 통해 관리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진료 과정에서 혈압과 혈당, 콩팥 기능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중재를 시행하면 응급실 방문이나 급성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 환자의 응급상황이 발생한 뒤 치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응급실 방문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미리 찾아내 예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임주현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장은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이 구축해 온 다기관 당뇨병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진료데이터가 환자의 건강 위험을 예측하고 예방 전략을 마련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1차 의료기관에서도 활용 가능한 예측모델을 보급해 합병증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관리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7월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