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된 경기 평택시 청북읍 위험물 저장 물류센터 화재가 9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 불이 난 물류센터는 옥내저장소 5개 동에 위험물 허가량이 1255만ℓ에 달하는 대규모 시설이었다. 화재 발생 동에만 위험물질 약 191만ℓ가 있어 불길이 확대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상태였다. 소방당국은 밤샘 대응 끝에 인명 피해 없이 연소 확대를 저지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1일 오전 0시3분쯤 평택시 청북읍 토진리에 있는 PJK 평택1센터 위험물 보관 창고에서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화염이 외벽으로 거세게 분출하자 오전 1시32분 대응 1단계, 오전 2시40분 대응 2단계를 잇달아 발령했다.
불이 난 단층 창고(연면적 937㎡)에는 이황화탄소, 석유류, 알코올류 등 폭발성과 연소성이 극도로 높은 제4류 위험물 100여종, 약 191만ℓ가 적재돼 있었다. 단지 전체 위험물 허가량만 1255만ℓ에 달해 불길이 인접 건물로 번질 경우 전례 없는 대형 재난으로 비화할 위험이 컸다.
상황이 악화하자 소방청은 오전 3시39분 ‘국가소방동원령’을 전격 발령했다. 충남·충북·세종·대전 등 인근 4개 시·도에서 고성능 화학차와 대형 물탱크차 등 소방 장비 26대가 급파됐다. 현장에는 장비 102대와 소방관 255명이 동원돼 사투를 벌였다.
소방당국은 폭발 위험을 고려해 대원들을 안전거리로 퇴각시켰다. 이후 4개 방향에 방어선을 구축하고 원거리 방수 작업을 펼치는 방어 기조를 유지했다. 전체 7개 동 가운데 2개 동만 태우는 데 그치며 주변 5개 동과 인접 공장 시설로의 연소 확대를 막을 수 있었다.
화재 현장 주변은 밤새 아수라장을 이뤘다. 인근 주민은 “새벽에는 해가 뜬 것처럼 온 동네가 대낮같이 밝아 주민들이 밖으로 나와 진화 과정을 지켜봤다”고 당시를 전했다. 현장 5㎞ 밖 고속도로까지 매캐한 탄내와 함께 먹구름 같은 검은 연기가 솟구쳤고, 반경 500m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2차 오염 피해를 막기 위한 긴급 조치도 동시에 이뤄졌다. 평택시 환경오염 통제팀이 현장에 투입돼 유독 물질이 포함된 소방용수가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오폐수 차단 방제작업을 병행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원 안전 최우선과 주변 출입 통제, 철저한 방제작업 등 7개 항목의 긴급 지시를 전달했다.
소방당국은 불길을 완전히 통제한 뒤 오전 8시30분 대응 단계를 해제하고, 오전 9시8분 초진을 공식 선언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가 완료되는 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