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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 달걀로 형 살해한 '치밀함'…아버지까지 노린 '잔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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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유도제·구운 달걀까지 준비해 형 살해
상속 노린 가족 연쇄살인의 끝은 ‘무기징역’

친형의 재산이 탐나 형에 이어 아버지까지 살해한 40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7부(부장판사 임주혁)은 형을 살해한 혐의(강도살인과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아버지 살해 혐의 재판에선 A씨는 징역 27년을 선고받았다.

AI 생성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A씨는 2024년 12월19일 서울에 있는 친형의 집을 찾아갔다. 형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수면유도제)을 탄 음료를 먹였고, 형의 의식과 호흡기능이 떨어진 뒤 입에 구운 달걀을 넣었다. 형은 결국 기도 폐색으로 숨졌다.

 

이후 A씨는 아버지도 살해했다. 지난해 3월 2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아버지의 아파트로 찾아가 60대인 아버지를 흉기로 수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A씨는 폐쇄회로(CC)TV가 비추지 않는 골목에서 준비한 옷으로 갈아입고, 아버지 집에 들어가 현관에 있던 장갑을 끼고 부엌에서 흉기를 가지고 나와 흉기를 휘두르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A씨는 형의 재산을 상속받으려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형은 2019년 사망한 어머니로부터 부산의 한 주택을 상속받아 보유하고 있었다. A씨가 이를 상속받으려면 형이 사망하고, 민법상 1순위 상속권자인 아버지가 상속을 포기해야 했다. A씨는 아버지에게 상속 포기를 권유했지만, 아버지는 이를 거절했다. A씨의 아버지는 A씨가 형을 죽인게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했다.

 

재판과정에서 A씨 측은 범행을 부인했다. A씨 측은 “형의 집에서 나올 당시 형이 살아있었다. 스스로 달걀을 먹다 기도폐색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확인된 때문이다. A씨의 형을 부검한 결과, 소변과 혈액에서 치사량의 향정신성 의약품이 검출됐다. A씨가 범행 전 해당 약품을 처방받고, 치사량 등을 검색한 사실, 범행 당일 A씨가 약국과 편의점에 들려 음료와 달걀 등을 준비한 정황도 드러났다.

 

재판부는 “A씨는 자신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형을 살해했다”면서 “가족을 도구로 이용했을 뿐만 아니라 범행이 계획적이고 치밀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검찰이 구형한 사형 대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형은 국가가 개인의 생명을 강제로 박탈하는 극단적인 형벌”이라면서 “A씨의 나이와 환경, 성장과정 등에 비춰 교화·개선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는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